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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ue Bird May 14. 2021

코로나 백신 2차 접종

하와이 사는 이야기

백신 접종 후 15분간 그늘에 앉아 쉬고 있다.


어제 코로나 백신 2차 접종을 했다. 어제 오후 12시 30분에 맞았으니 접종을 하고 딱 24시간이 지나는 시점이다. 내가 맞은 건 화이자다. 예약은 따로 할 필요 없이 1차 접종 때 예약해준 그 시간에 같은 장소로 간 것이다. 체온 체크하고 한 10분쯤 기다리다가 체크인했다. 지난번에 접수할 때 기록이 그대로 있으므로 본인이 맞는지 확인만 했다. 어떤 사람들은 백신의 양이 1차와 2차 때 다르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 백신을 놓는 간호사에게 직접 물어보니 역시 똑같은 것이리고 한다. 지난번처럼 왼팔을 걷고 맞았다. 그리고 시원한 발코니에 앉아서 15분간 앉아 있었다. 백신 맞은 사람들에게 물 한 병씩 건넸다. 


돌아오는 길에 돈키호테에 들렀다. 집에 과일이 떨어져서 뭘 살까 하다가 허니듀를 하나 골랐다. 양배추도 하나 샀다. 그리고 집으로 바로 들어왔다. 집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소파에 앉아 책을 읽었다. 오후 7시 산책 나갈 시간이다. 점심을 늦게 먹었으므로 오늘은 산책 갔다 와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평소에는 알라모아나 공원으로 산책을 가지만 오늘은 카피올라니 공원으로 갔다. 카피올라니 공원에 가려면 와이키키를 서에서 동으로 관통해야 한다. 가는 길에 할레코아 호텔 쪽의 바다에도 들러 선셋도 구경했다. 다시 와이키키 쪽으로 나오니 사람들이 엄청 많다. 모든 가게들이 다 문을 열었다. 치즈케익 팩토리에는 코로나 이전처럼 사람들이 북적거렸다. 그 앞에는 기다리는 사람들도 많았다. 쉐이브 아이스크림 파는 곳에는 긴 줄이 늘어서 있다. 산책 다닐 때는 보통 마스크를 안 쓰지만 안 되겠다 싶어서 마스크를 꺼내 썼다. 카피올라니 공원에는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집으로 와 샤워를 했다. 한국에서는 백신을 맞은 다음에 샤워를 하지 말라고 하는 것 같은데 여긴 그런 말 하는 사람이 없다. 그래도 나는 백신 맞은 후에 붙여준 밴드를 떼지 않은 채로 샤워를 했다. 저녁을 먹고 디저트로 허니듀와 냉장고에 있던 하겐다스 아이스크림을 한 스푼 먹었다.                 


백신을 맞고 4시간 정도 지난 후에 백신 맞은 자리가 미세하게 뻐근해오는 것을 느꼈다. 2차 접종을 하고 아팠다는 사람이 많아서 언제쯤 신호가 올 것인지 기다렸는데 10시간이 지난 후에도 맞은 자리가 뻐근한 것 이외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잠자리에 들면서 내일이 되면 아픈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다가 자주 깼다. 두 시에 한 번 깨고, 4시쯤에도 한 번 깼다. 화장실 가는데 백신 맞은 팔이 낮보다 조금 더 뻐근한 느낌이 있다. 다시 눈을 뜬 건 7시쯤. 바로 일어나지 않고 평소처럼 누워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전화로 뉴스를 보기도 했다. 백신을 맞은 부분을 만져보니 약간의 열이 느껴졌다. 몸에는 이상신호가 없다. 오늘도 요가를 할 수 있을까? 벌써 수년간 매일 아침마다 요가 동작을 30분씩 했는데 오늘은 왼쪽 팔이 괜찮을까? 일단 할 수 있는지 엎드려 보았다. 손을 위로 올릴 때는 좀 통증이 있지만 생각보다 두 팔로 엎드리기가 어렵지 않았다. 무리가 되는 동작을 생략하려고 했는데 하다 보니 평소대로 다 할 수 있었다. 마지막에 팔 굽혀 펴기도 120회가 가능했다. 


어제 소피가 끓여놓은 순두부찌개로 아침을 먹고 우엉차를 마셨다. 여전히 왼쪽 팔만 뻐근함이 느껴졌다. 먼저 나와 똑같이 화이자를 맞은 지인 중에는 멀쩡하다가 딱 하루가 지난 후에 아프기 시작했다고 했다고 했다. 그래서 24시간이 지난 지금도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이 느낀 부작용 증상에 대비해 나도 타이레놀과 속이 메스꺼울 때 먹는 약까지 준비해놓았다. 평소보다 약간 열은 더 있는 것 같긴 한데, 머리를 많이 쓴 후에 느끼는 정도와 비슷하다. 아픈 건 싫으니 이렇게 지나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백신 접종하고 72시간은 장담할 수 없으니 앞으로도 지켜봐야겠다. 물 많이 마시고 무리하지 말고. 


오늘 뉴스를 보니 CDC (미국 질병통제센터)에서 백신을 완전히 접종한 사람은 실외는 물론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벗어도 좋다는 발표가 나왔다. 백신을 완전히 접종했다는 것은 화이자와 모더나는 두 번 다 맞고 최소한 14일이 지난 것을 말한다. 존슨 앤 존슨처럼 한 번 맞아도 되는 것은 한 번만 맞고 14일이 지나야 한다. 예외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마스크를 여전히 써야 한다. 항공기, 지하철, 버스 등에 탑승할 때는 접종을 마친 사람들도 마스크를 쓰라는 것이다. 하지만 실내 운동경기나 콘서트, 극장을 포함해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좋다는 것이다. 물론 그래도 당분간 마스크를 쓰는 사람도 있겠지만 의무적으로 쓰지는 않다도 된다는 것이다. 하와이에서는 엊그제 (5월 11일)부터 이웃섬 여행애 한해 백신 여권제도를 시행했다. 백신을 맞고 14일이 지난 사람들은 코로나 검사를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하와이 주지사는 이런 백신 여권제도를 본토와 해외로까지 점차 확대할 예정이라고 한다. 


여행자로 하와이에 와서 백신을 맞을 수 있는지 한국에서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다. 확실히 된다, 안된다로 말하기 곤란하다. 내가 백신을 접종한 퀸스 병원의 NBC 센터에서는 등록 시 거주지, 직장, 시민권, 의료보험까지 꼼꼼하게 챙겼다. 그런데 한국에서 하와이로 온 여행객들 가운데 한국 여권만 가지고도 백신을 맞았다는 사람들이 있다. CVS 같은 약국에서는 아무것도 확인하지 않고 외국 여권이든, 하와이 운전면허증이든 신분증만 가지고 오면 맞게 하는 모양이다. 하긴 현재 미국 연방정부의 방침이 주민이든 여행객이든 외국인이든 일단 백신을 맞으러 오면 누구든 놓아주는 것이다. 뉴욕에서는 백신 관광 홍보까지 하고 있다. 남아도는 백신을 활용해 백신 관광까지 홍보하는 미국의 모습이 아이러니하다. 현재 인도가 맹추격하고 있지만, 미국은 현재까지 여전히 누계 확진자 집계에서 전 세계 1위다. 


05.13.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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