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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ue Bird Jul 18. 2020

캐나다 로키 여행 5

2020년에 돌아보는 2009년 여행

밴프

오후 6시쯤 호텔을 미리 예약해둔 밴프에 도착했다. 우리의 호텔이 있는 밴프타운은 국립공원 안에 있는 작은 도시다. 아기자기한 상점과 호텔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이곳을 빙 둘러서 꼭대기에 눈 덮인 높은 산들이 있는 멋진 곳이다. 너무 관광지 분위기가 나서 좀 아쉽지만 그래도 큰 도시와는 달라서 정이 가는 곳이다. 이곳이 겨울이면 온통 눈 덮인 설국이 되겠지...


호텔은 GPS덕에 어렵지 않게 찾았다. 그런데 호텔 주차장이 지하에 있고 너무 좁아서 주차하는 데 약간 힘들었다. 내 차였다면 좀 더 쉬웠을 텐데 덩치가 좀 큰 차이고, 랜트카라 벽이나 기둥에 긁히지 않으려고 조심, 더 조심하느라 힘들었다. 

방은 보통 수준은 됐다. 호텔방에 들어가 방을 한번 쓱 둘러보면 좋다, 나쁘다 하는 판단이 금세 선다. 이런 점에서는 세라의 판단이 더 빠르다. 물론 숙박료가 비싸고 고급일수록 더 좋은 경우가 많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나는 호텔을 판단할 때 1. 깨끗한가 2. 교통이 좋은가 3. 편리한가 4. 친절한가 등의 순서로 판단하는데, 세라의, 또 소피의 판단기준은 무엇일까 궁금하다. 세라는 전에는 가격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는데 최근에는 가격도 생각하는 것 같다. 경제적인 관념, 이것도 아이에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의 하나인가.


호텔 체크인하고, 방에 가방을 가져 놓고, 타운을 구경하려고 나왔다. 밴프 애비뉴를 따라 쭉 걸어보니 역시 전형적인 관광지 모습 그대로였다. 기념품 파는 가게들, 유명 브랜드 상점, 음식점... 한국 음식점도 한 곳을 봤다. 역시 요즘엔 한국사람이 안 가는 곳이 없다. 외국인들도 한국 음식점을 많이 찾긴 한다. 

눈 덮인 산 쪽 하늘에서 번개가 한번 꽈꽝~ 치더니 약간씩 비가 내린다. 아직은 맞아도 될만한 비지만, 만약 내일 비가 오면 어쩌나 소피가 걱정한다. 비가 와도 루이스 호수며, 모레인 호수며 이런 곳들을 구경 못할 것도 없지만 그래도 구경하러 다니기에는 맑은 날씨보다는 못한 게 사실이다. 

호텔로 돌아와 비상시를 위해 가지고 다니던 햇반과 김, 일회용 된장국 등으로 저녁식사를 맛있게 했다.  


       



지금까지 내가 여행하는 방법은 아주 춥거나 더운 곳을 피하는 여행이었다. 즉, 캐나다와 알래스카처럼 겨울에 추운 곳은 가능한 여름에 가고, 더운 곳은 겨울에 가는 식이다. 아니, 그러고 보니 겨울에는 여행 간 경우가 별로 없었다. 겨울여행이라고는 가까운 빅 아일랜드에 간 것이 전부인 것 같다. 한국에도 겨울에 간 적이 있는데 바람이 너무 차고 추워서 다니기가 어려웠던 기억이 있다. 대부분의 여행이 5월부터 10월 사이에 이루어지는 것이다. 앞으로도 이런 여행패턴에서 크게 변할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가끔씩 아주 추운 곳을 겨울에 가보고 싶기도 하다. 눈 덮인 산들이 얼마나 멋있는지는 오래전 겨울철에 등산 갔을 때 이미 보았기 때문이다. 나뭇가지마다 하얀 눈꽃이 피고 백설로 뒤덮인 자연이 얼마나 멋진가 그때 경험한 바 있다. 미국의 국립공원 중에는 겨울철에 일부 지역을 통제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말은 통제를 받지 않는 지역까지는 갈 수 있다는 말이다. 알래스카 페어뱅크나 캐나다 북부, 유럽의 노르웨이 등에 겨울에 가면 오로라를 볼 수도 있다. 눈이 많은 일본의 삿포로도 겨울여행이 제격일 듯싶다. 언젠가는 겨울여행에 도전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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