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여행 10

2020년에 돌아본 2011년 캠퍼스 투어

by Blue 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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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덤 트레일(freedom trail) 이란 보스턴 시내 역사적 가치가 있는 건물들을 연결해놓은 것을 말한다. 보도 한가운데를 붉은색 보도블록을 깔거나 페인트로 칠해서 관광객들이 찾아가기 쉽도록 길잡이 역할을 하는 것이다. 총길이는 2.5마일, 16개의 역사적 장소가 포함된다. 프리덤 트레일을 만드는 아이디어는 윌리엄 스코필드(William Schofield)가 냈고, 당시 보스턴 시장 존 하인즈(John Hynes)가 실행에 옮겼다. 그 이후 많은 관광객들이 보스턴에 오면 프리덤 트레일을 따라서 걸으며 역사의 현장을 보고 간다.


16곳의 역사적 장소:

Massachusetts State House

Park Street Church

Granary Burying Ground

King's Chapel

King's Chapel Burying Ground

Benjamin Franklin statue and former site of the first public school, Boston Latin School

Old Corner Bookstore

Old South Meeting House

Old State House

Site of the Boston Massacre

Faneuil Hall

Paul Revere House

Old North Church

Copp's Hill Burying Ground

Bunker Hill Monument

USS Constitution


우리도 프리덤 트레일을 따라 걸었다. 지붕이 금으로 장식된 매사추세츠 스테이트 하우스에서부터 안내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따라가려 했지만 설명이 너무 길고 지루했다. 사람들이 많아서 잘 들리지도 않았다. 그래서 첫 번째 코스부터 우리 나름대로 프리덤 트레일을 따라가기로 했다. 이것도 프리덤 아닌가. 프리덤 트레일의 표시가 길에 있긴 하지만 길을 건넌다거나 어떤 장소에 도착했다가 일정 부분 되돌아 갈 경우엔 트레일이 끊겨있어서 다음 장소를 찾기가 쉽지는 않았다. 그래도 그럭저럭 찾아서 우리가 점심 먹을 곳으로 정해놓은 Faneuil Hall까지 왔다.


Faneuil Hall에는 세 개의 긴 건물이 있다. 양쪽 끝 건물에서는 재래시장처럼 조그만 선물점들이 들어서 있고 가운데 건물에는 먹을 것을 파는 곳이다. 먹을 것을 주문해서 픽업한 뒤 가운데 공간에 있는 자리에서 앉아서 먹도록 되어있다. 배가 고프니까 가운데 건물로 직행했다. 어떤 음식이 있나 구경하며 끝까지 가봤는데 먹을 것이 별로 없다. 서양사람들이라면 이것저것 먹을 것이 많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미국에서 15년을 산 우리에게도 먹을만한 것이 별로 없다. 다시 되돌아가면서 찬찬히 살펴봤는데도 역시나 없다. 배는 고프니 아무거나 먹어야겠다. 아무거나 먹는다는 것은 음식을 즐긴다기보다는 생물학적인 개념에 가깝다. 생존을 위해 한 끼 때우는 것이다.


세라는 크랩이 들어간 샌드위치, 소피는 중국음식, 나는 고민 끝에 피자 한 조각을 시켰다. 그리고 그야말로 대충 때웠다. 점심 이후에는 세라와 소피가 Faneuil Hall 주변 상점들을 한번 둘러보고 싶다고 했다. 나는 상점을 기웃거리는 것에는 별로 재미를 못 느끼는 터라 근처의 스타벅스 같은 데서 커피 한 잔 마시면서 기다리겠다고 했다. 2층의 그늘진 적당한 곳을 찾아 커피를 마시며 기다렸다. 고객을 맞는 가게 점원들, 구경 다니는 사람들, 사는 사람들, 손님은 뭔가를 열심히 사고, 점원은 손님들이 사갈만한 것을 열심히 팔고 있다. 옷이나 작은 기념품 같은 것들, 한 번 사고 나면 누군가의 집 어느 구석에 놓인 다음 그 존재조차 기억나지 않게 될 기념품들... 사람들은 왜 이런 것들을 살까.


Faneuil Hall 다음에는 프리덤 트레일에서 이탈했다. 완전히 이탈한 것은 아니고 우회하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항구 쪽으로 가서 현대식으로 디자인된 메리엇호텔을 구경하고, 항구를 따라 천천히 걸었다. 길이 넓어서 보스턴 시내와는 다른 느낌이 났다. 그러다 다다른 곳이 하노버 스트릿이다. 이곳은 '리틀 이탈리아'라는 별칭이 있는 곳이다. 거리를 따라서 이탈리아 음식점이 쭉 늘어서 있고, 가게며, 거리 장식이 이탈리아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스마트폰의 앱에서 몇 개를 찍어보니 바로 앞이 유명한 후식을 파는 곳이다. 어쩐지 가게가 복잡하고 긴 줄이 서있다. 몇 걸음 앞서가던 세라와 소피를 불러서 들어갔다. 카놀리(Cannoli)와 아이스크림, 커피를 파는 곳이다. 우리는 다양한 카놀리 중에서 몇 개와 커피를 시키고 자리에 앉았다. 세라에게 이게 이탈리아에서 유명한 디저트라고 말하는 순간, 세라의 눈빛이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자세가 전혀 아니다. 세라는 벌써 카놀리를 알고 있을 뿐 아니라 먹어봤다는 것이다. 소피도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이다. 나만 모르고 있었다.


하노버 스트릿을 돌아 나오다가 프리덤 트레일의 빨간 보도블록 표시를 다시 발견하고 따라갔더니 Paul Revere House 가 나온다. 그러나 이미 문이 닫혀있다. 이제 해가 지고 슬슬 호텔로 돌아가야 하는 시간이다. 저녁을 먹고 갈까 해서 몇몇 음식점을 기웃거렸지만 먹을만한 적당한 곳은 모두 20~ 30분 정도 기다려야 할 정도다. 호텔에 카레가 있으니 밥만 픽업하면 되는데... 마침 중국집이 있다. 밥을 픽업해서 하노버 스트릿을 빠져나왔다. 지하철을 타고 중심가로 다시 나왔다. 보스턴 시내에서 호텔로 가는 버스를 기다렸다. 이제 호텔로 들어가면 내일 아침 보스턴을 떠나야 한다. 언제 다시 여기에 또 올 기회가 또 있을까. 하바드 대학, 커먼웰스 애비뉴, 하노버 스트릿... 세월이 지나면 우리가 걸었던 거리와 당시의 모습이 얼핏 생각날 것이다. 때론 다른 곳과 섞여서 보스턴이었는지, 뉴욕이었는지 분간하기 어렵게.





어젯밤에는 와이키키로 산책을 나갔다. 평소에는 해가 지고 나서 알라모아나 공원을 산책한다. 그런데 지난 토요일(2020년 8월 8일)부터 주정부는 주내 모든 공원과 바다, 하이킹 코스 등을 다시 락 다운했다. 공원은 입구를 막아 놓았다. 바다는 서핑을 하러 갈 수는 있지만 비치를 걸어 다니는 것은 안된다. 파티 등 모임은 안되는데 음식점은 영업을 할 수 있다. 쇼핑센터는 문을 연 곳도 있고 닫은 곳도 있다. 그냥 동네를 걸어 다니는 것은 된다. 도대체 이 말도 안 되는 Covid-19 대란이 과연 언제쯤 끝날까?


알라모아나 공원은 아침에는 아침대로 밤에는 밤대로 운동, 산책하는 주민들이 참 많은 곳이다. 바다를 끼고 있어서 파도가 크게 부서지는 것도 볼 수 있고, 싱그러운 푸른 잔디 공간도 넓고 시원하다. 관광객보다는 이곳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애용하는 공원이다. 그런데 지난 4월에 잠시 락다운 했다가 다시 열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또다시 락다운 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나는 발길을 와이키키로 돌린 것이다. 그나마 집이 알라모아나 공원과 와이키키의 중간에 있어서 참 다행이다. 밤에 답답한 주택가를 걷는 것보다 탁 트인 와이키키를 걷는 게 훨씬 낫다.


칼라카우아 스트릿을 따라 걸으면서 잇따라 나타나는 명품 매장들, 요즘 낮에 이곳에 나온 적이 없어서 낮에 영업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밤에는 대부분 닫혀있다. 상점들 안에 켜진 불빛이 쓸쓸하게 보인다. 평소 같으면 칼라카우아 거리는 이런 밤 시간에도 관광객들로 활기를 띠고 있었을 것이다. 티파니 매장의 푸른색 불빛조차 을씨년스럽게 느껴진다. 항상 시끌벅적했던 하드락 카페는 아예 캄캄하다. 그 안쪽의 ABC 스토어는 문을 열었다. 애플 스토어는 안에는 불이 밝은데 문은 닫혀있다. 낮에는 영업을 하는지 안 하는지 모르겠다. 낮에 이곳을 잘 지나지 않으니 알 수가 없다. 매장 안에서 애플폰 광고만 반짝거린다. 치즈케이크 팩토리는 문을 열였다. 안에도 사람이 있고 야외 좌석에도 사람들이 꽤 있다. 전 같으면 그 앞에서 기다리는 사람만 40~50명 정도 됐는데 지금은 기다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 옆의 포레버 21은 문을 닫았다. 아니 아예 철수했다. 포레버 21은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철수한 것 같기도 하다.


모아나 서프라이더 호텔 앞에 있던 벨맨들은 안 보이고 출입구 문은 반쯤 닫혀있다. 호텔 라나이에 놓여있던 흔들의자도 없어졌다. 와이키키 경찰서 옆 빼곡히 서있던 서핑보드들은 드문드문 몇 개만 보인다. 주인들이 다 가져갔나 보다. 쿠히오 동상을 지나 한 사람이 벤치에 앉아서 전화를 하고 있다. 잠시 후 경찰이 다가가더니 거기 앉아 있으면 안 된다고 주의를 준다. 두 명의 경찰은 뒷주머니에 두꺼운 벌금 티켓을 꼽고 바닷가로 순찰 나간다. 호놀룰루 경찰국 소속 경찰관들이 락다운이 다시 시작된 지난 주말에만 발급한 티켓이 1,350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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