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다큐멘터리라고 하면 어떤 느낌이 들까?
자연 관련 다큐의 일인자라고 할 수 있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생각날 수도 있고,
우주나 세계대전, 신체, 과학, 공룡, 미스터리, 고대 유적에 대해서 다루는,
교육에 가까운 정보전달형 다큐멘터리가 생각날 수도 있다.
혹은 중고등학생 시절, 과학 선생님이 시험 끝나고 혹은 본인이 바쁘실 때
시간 때우기 용으로 틀어주는,
굵은 음성의 내레이션이 들어간 다큐멘터리가 떠오를 수도 있겠다.
엄홍길, 박영석 대장 등 대한민국 산악인이 세계적 기록을 세울 때마다 역사적 순간을 함께해온 산악 다큐도 빼놓을 수 없다. (산악 다큐는 차후에 다룰 예정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다큐멘터리에 대한 일반적인 인상은
지루하고, 늘어지고, 집중하기 힘들고,
방송사에서도 시간 때우기 용으로 평일 밤늦은 시간에 방송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인식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과연 그럴까?
이런 다큐멘터리들은 어떤가.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며 영화로까지 재개봉하고,
[아프리카의 눈물](2010)과 [남극의 눈물](2011) 등 눈물 시리즈를 이끌었던 [북극의 눈물](2008)이나,
전작인 [누들로드](2008)에서 쌓은 경험과 세계 3대 요리학교 중 하나인 르 꼬르동 블루(Le Cordon Bleu)에 입학하기까지 하는 열정으로 만든, [요리인류](2015)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지금은 [요리인류 키친]으로 단편으로도 올라오고 있다)
또 보는 이들의 눈물샘을 적신 [울지 마 톤즈](2010)도 있고,
짧은 호흡과 인상 깊은 편집으로 매화 강한 인상을 남기는 [지식채널 e](2005~)나
72시간이라는 시간 제약을 설정해서 눈길을 끄는 [다큐멘터리 3일](2007)도 있다.
최근 필자가 주목한, 버스를 주제로 한 KBS의 [다큐멘터리 버스](2016) 도 있다.
(아쉽게도 파일럿 프로그램이었고, 정규편성 여부는 현재 결정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다큐멘터리가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는 것은 아니다. 다큐멘터리라는 포맷은 제작자의 개입이 최소화되기 때문에 선천적으로 정적이다. 하지만 다큐멘터리는 카메라와 동영상이라는 형식의 도입과 동시에 존재해왔고 오늘날의 영화와 예능, 교양과 시사 프로그램들의 형식적 모태가 되었다.
이 브런치에서는 다큐멘터리의 정의가 무엇이며, 어디까지가 다큐멘터리이고, 인기가 어떠했고 반응이 어떠했는지를 다루기보다는, 관심이 없는 친구에게 다큐멘터리를 소개한다는 느낌으로 접근하려 한다. 그 과정에서 주제와 관련된 이야기가 덧붙여질 수도 있고, 개인적인 경험이 나올 수도 있다.
이어지는 브런치에서는 필자가 보아온, 그중에서도 함께 볼만한 국내/외 다큐멘터리 작품들을 소개하려고 한다.
이 작품들은, 적어도 보고 있자면 졸음이 몰려오고 아버지가 볼 것만 같은 무겁고 딱딱한 다큐멘터리들은 아니다. (물론 그럴 수도 있다. 훌륭한 작품들만 소개하진 않을 것이기에)
보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색감과 구도를 보여주는 작품부터 무겁고 진중한 화두를 던지는 작품, 기존의 다큐멘터리의 문법과 규칙을 파괴하는 신선한 작품까지, 이 브런치를 본다면 다큐멘터리라는 스펙트럼이 얼마나 넓은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럼, 마음 속 카메라에 전원을 켜고 다큐멘터리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