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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경 Aug 05. 2023

2장 - 미용이 두려운 반려견을 혼내지 마세요

문제행동, 개가 아니라 소통이 문제입니다


반려견은 24시간 내내 학습하고 있습니다


‘바스락~!’

비닐봉지 소리가 들리면 여러분의 반려견은 어떤 반응을 하나요?

도어락 버튼을 누르는 소리와 초인종 소리는 어떤가요?


우리는 반려견에게 비닐봉지 소리, 도어락, 초인종 소리에 어떤 반응을 하라고 의도적으로 가르친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반려견은 어떤 반응을 보이거나 행동을 합니다.

반려견이 다양한 상황, 사람, 사물과 상호작용하며 스스로 학습한 것입니다.

 

학습 과정에서 바람직한 행동을 배울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지요.


우리가 흔히 ‘문제행동’이라 부르는 행동입니다.


예를 들어, 반려견이 원하는 것 (간식, 장난감, 여러분의 관심 등..) 을 얻기 위해서 짖을 때마다, 여러분이 반응했다면 반려견은 무언갈 요구할 때마다 짖는다는 선택을 할 것입니다.


또 두 발로 서서 매달리는 행동을 할 때마다 ‘그러면 안돼~ 다리 아파~’라고 말을 걸면서, 반려견을 터치할 때에도 오히려 반려견 입장에서는 두 발로 서서 매달릴 때 원하는 관심을 얻었기 때문에 보호자의 관심이 필요할 때마다 두 발로 서게 되겠지요.


미용과 관련한 문제행동도 마찬가지로 경험을 통해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배울 때도 있습니다.




“하기 싫다고 했잖아!” 물어야 끝나는 미용


 처음부터 갑자기 무는 반려견은 없습니다.

미용 상황에서 보이는 공격성은, 반려견이 갈등 상황에서 무는 것이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것을 경험을 통해 학습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반려견은 물기 전에 ‘나 지금 불편해요. 스트레스 받고 있어요’라고 무는 것보다 훨씬 바람직한 행동으로 표현을 합니다.

강아지 공격성 사다리 - 양방향 소통의 기준

 

 개가 ‘문다’라는 선택지를 선택하기 전에 보내는 바람직한 신호에는 이런 것들이 있습니다.


낮은 수준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때는, 하품하기, 눈 꿈뻑이기, 코, 입술, 사람, 도구 핥기, 고개 돌리기, 몸 돌리기, 발로 대상을 밀어내기 정도의 반응을 보입니다.

여러분의 반려견이 ‘저 지금 불편해요~’ 라고 매우 정중하게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런데 이를 알아듣지 못하고, 미용을 계속 진행하면 반려견은 더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도망가는 시도를 하지만, 다시 붙잡혀 올테고, 더 스트레스를 받은 반려견은, 귀가 뒤로 넘어가고, 웅크린 자세를 취하거나, 앞발을 들고 흘깃거립니다.

이 정도라면 반려견이 ‘진짜 그만해’ 라고 다소 강하게 거절의 표현을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쯤에서는 미용을 멈춰주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죠?


대부분 계속 미용을 합니다.


이제 반려견의 스트레스는 폭발 직전까지 증가했습니다.

몸이 딱딱하게 굳어지면서 물려고 하는 대상을 응시하고, 으르렁거리는 행동을 하게 됩니다.


으르렁거릴 때만이라도 멈춰준다면 ‘문다’는 선택은 하지는 않을텐데, 반려견이 으르렁거리면 보통 반려견을 혼내거나, 마지막으로 보내는 신호까지 무시한채 미용을 계속 하지요.


‘아야!!”

참다 참다 폭발한 반려견이 결국 사람을 물었습니다.

미용을 하던 손이 멈춥니다.

반려견은 이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웠을까요?


무는 것이 가장 효과적으로 미용을 멈추는 방법이라는 것을 배웠을 겁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반려견에게 무는 행동을 가르친 꼴이 된 것입니다.




양방향 소통이 먼저입니다


강아지 문제행동, 양방향 소통이 먼저입니다


 누구나 상대와 말이 통하지 않아 답답했던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입니다.


그럴 때 어떤 감정이 느껴지던가요?


처음에는 답답한 기분이 들다가, 점점 짜증이 나고, 나중에는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좌절감과 분노는 공격성과 아주 연관이 깊은 감정입니다.


반려견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과의 소통에서 잦은 좌절감과 분노를 느꼈던 반려견은 공격성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리고 효과적이었던 무는 행동을 다양한 상황에서 적용하면서 점차 사랑스럽던 나의 반려견은, 무는 개, 짖는 개, 나쁜 개가 되어가겠지요.


우리가 반려견이 보냈던 정중한 거절의 의사표현을 알아차리고 그에 맞는 소통을 해주었다면 어땠을까요?

반려견은 좌절감이나 분노를 느낄 필요가 없어지고, 물거나, 짖는 등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으로 표현할 일도 없어집니다.


 양방향 소통을 하는 것은, 교육을 하기 위한 첫번째 단계이기도 합니다.

반려견의 바람직한 감정 신호를 알아차리고 칭찬과 보상을 한다면, 여러분의 반려견은 바람직한 행동을 더 많이 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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