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용돈기입장을 썼고, 20대 그리고 30대일 때도 가계부는 항상 매일 하루를 마무리해 주는 도구였다. 한정된 돈을 어떻게 소비해야 꼭 무작정 절약이 아니더라도 삶의 질을 올려주며 내가 하고 싶은 꿈과 목표를 이룰 수 있게 도와주는 든든한 지원군이 될 수 있는지 늘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24살에 1천만 원, 30살에 1억이라는 자산을 모으면서 느낀 점은 가계부가 없었다면 7년 차 프리랜서이자 디지털 노마드로서 삶의 유지는 힘들었을 듯하다. 내 목표는 나중에 가계부와 플래너를 쓰지 않고도 자기 경영을 할 수 있는 습관이 만들어질 때까지 매일매일 작성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1박 2일 또는 18박 19일이라는 장기 여행을 가더라도 가계부는 꼭 작성한다. 더 멀리 있는 내 목표와 꿈을 위해서 -
디지털노마드로서 일본으로 왔을 때 스스로에게 한 약속이 있다.
1. 에어비앤비, 호텔에 있는 TV는 켜지 말 것!
2. 이동할 때는 반드시 E북 또는 책을 챙겨서 나갈 것!
3. 매일 가계부 작성할 것! (정말 필요한 물건인지 구매할 때마다 두 번 생각할 것)
4. 여행 기분에 취해 일상생활을 대충 하지 말 것!
5. 하루 한 마디 일본어로 현지인과 의사소통, 일본에 왔다고 향후 떠날 중국 준비를 소홀히 하지 말 것!
6. 매일 정리하는 미니멀 라이프 생활할 것!
7. 아침 기상은 유지하되 성장 활동에 집중할 것!
8. 시간관리, 목표관리, 우선순위는 매일 체크할 것!
9. 나갈 때마다 하루 1만 보 이상 걸을 것!
10. 나만의 루틴(아침, 저녁)을 정해 실천할 것!
습관 만들기는 어렵지만,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건 쉽다.
나름의 이벤트적인 시간 카이로스라고 부를 수 있는 '여행 기간'
이때만큼은 모든 걸 놓고 본능에 충실하며 살 거야!라는 속삭임과 유혹을 뿌리치는 건 쉽지 않다.
그동안 열심히 살아온 나에게 보상을 준다는 취지는 날 위한 제안처럼 보이지만, 며칠 뒤 일상생활로 돌아가면 여행 후유증, 오히려 번아웃 등으로 차곡차곡 쌓아 온 습관들이 와르르 무너져 다시 처음부터 해야 하는 경우가 꽤나 많다. 나 역시 바닷가에서 모래성 쌓듯 몇 번 반복을 하다 보니 내 나름대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었다.
<<기본적인 생활 습관을 지키면서 자유 만끽하기>>
사실 자유라는 건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에 초점을 두면 하루살이에 불과하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지만 결과에 대한 책임 역시 나에게 있다.'라는 책임도 동반되어야 한다.
통제 속에 자유가 훨씬 더 많다는 걸 알기에 나만의 생활습관은 크로노스, 카이로스 모든 내 시간 속에서 관리하고 있다.
마음먹기에 달려있다.
이제는 무의식 습관 패턴으로 자리 잡은 생활습관이지만 처음에는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에 하다가 중도 포기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그 포기의 대가는 일상생활로 돌아와서 적응하거나 한 번 무너진 습관을 다시 원상태로 복구하느라 아까운 시간을 훅~ 날려버리는 나에게 부메랑처럼 돌아왔다.
상대가 보기에는 '여행 가서도 굳이.. 피곤한 일처럼 보여요.'라고 느낄 수 있지만
그런 시선에서 자유로워지려면 스스로 다짐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이런 무의식 습관 패턴을 이해해주거나 함께하는 사람과 여행이라면 더더욱 그 시간이 즐겁기도 하다.
필요 소비와 미니멀 라이프 관계
여행에서도 가계부 쓰는 두 번째 이유는 '필요 소비'에 집중하면서 '미니멀 라이프'를 유지하고 싶은 나만의 장치다. 여태껏 맥시멀 라이프로 살아오고 하나의 계기('서른에는 남부럽지 않게 잘 살고 싶다' 이 책에 잘 나와있습니다.)로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면서 '여행' 이벤트로 나 자신을 풀어주면 다시는 담백한 삶으로 돌아오기 힘들 것을 내가 잘 알기 때문이었다.
나는 유혹에 약하고 그 분위기에 잘 휩쓸리는 사람인 것을 알기에 가계부라는 장치가 필요했다.
디지털노마드 삶, 1인 기업, 자기 경영을 유지하려면 '나'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 이 공부는 충분히 스스로 할 수 있고 그 방법을 배워라!
가계부는 '돈을 안 쓰도록 도와주는 도구'가 아닌 '돈을 필요한 곳에 더 잘 쓸 수 있는 도구'다.
처음 해외여행 갔을 때 갖고 싶은 물건이 있어도 돈 때문에 늘 고민했다.
'이거 안 사면 한국 가서 쫄쫄 굶지 않아도 되는데-'라며 그 물건을 들었다 놨다 반복 끝에 구매를 안 한 경우.
한국에 돌아와서도 계속 그 물건이 떠올라 속상한 일이 나에게는 잦았다.
아쉬움과 후회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내 기준으로 여행에서 구매하고 싶은 항목들을 필요 소비와 그렇지 않은 소비로 나누는 것이 중요했다. 혹해서 구매하는 빈도도 줄어들고 오히려 과감하게 사고 싶었던 것에 적극적으로 결제할 수 있다. (이번 여행에서는 그렇게 미니 가위가 갖고 싶었는데, 수십 번 고민과 한국에서 이 가위에 대한 사용 흐름을 그려보니 나에게 필요 소비가 아니었다. 반면 계산기 역시 비슷한 마음이 들었는데 늘 핸드폰, 컴퓨터, 문구 계산기로 가계부 결산하면서 불편했던 점을 떠올렸다. 좋은 점보다 불편한 점이 더 많았다. 17일 정도 고민하다 18일째 되는 날 구매했다. 집에 가서는 문구 계산기는 필요한 사람에게 나눔 하면서 새로운 물건이 들어왔으니 기존에 비슷한 물건 하나 내 보내기로 했다.) ←무슨 괄호 내용이 한 문단?ㅋㅋㅋ
미니멀 라이프 삶이 습관으로 자리 잡혀있지 않은 상태이므로 무의식 습관이 될 때까지 의식적으로 나를 체크하는 중이다.
나만의 여행 가계부 작성법
작년 여행까지는 여행 목적 통장을 이용하여 모든 소비 카테고리를 '여행'으로 분류했다. 확실히 간편하게 이번 여행에서 발생한 지출 비용 합계는 명확하게 계산 가능했다. 1년 결산을 하면서 느꼈던 건 '그래서 내가 미용, 문구류를 올해 이렇게 안 샀다고?_?'라는 의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알고 보니 여행에서 여행 항목으로 열심히 구매했지만 정작 내 실생활 소비 항목에서는 반영되지 않았던 것이다. 매년 비슷한 시기에 여행을 가면 크게 불편할 일이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작년 자료를 바탕으로 예산을 세우면 오차가 많이 발생한다.
그래서 식비, 교통, 여행 경조사를 제외한 미용, 의복, 생활용품, 디노마 항목은 일상생활 예산처럼 세웠다.
예를 들어 이번 여행 실생활 가계부 예산은 디지털 노마드 항목에 25만 원을 측정했다. 평상시는 5만 원정도!
플래너를 만들고 있는데 콘텐츠 제작에 쓰이는 물품 20만 원이 추가되었기 때문이다. 만약 이 금액이 여행 항목으로만 들어갔다면 제대로 된 피드백이 이뤄질 수 없을 것이다.
대형마트(돈키호테, 드럭스토어)에서 산 물건들도 형광펜으로 구분 지어 계산했다. 한 번에 퉁! 치면 작성하는 그 날만 편할 뿐 내 소비패턴에 도움되지 않아 여행비용으로 뺄 부분, 실생활 소비로 할 부분 등을 나눠서 기록했다. 숨어있던 내 물건들을 찾아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여행도 일상처럼 생활하다 보니 환전했던 금액도 생각보다 많이 남았다.
약 100만 원 환전했는데 55만 원이 남았다. 하루에 2만 5천 원정도 쓴 셈!
내게 설레는 물건만 구매했고, 맛있는 음식들도 많이 먹었다. 물론 생각보다 맛없는 음식도 많았다.ㅋㅋ
고이 잘 간직해서 조만간 또 일본 디지털노마드 하러 올 예정이다.
나의 카이로스 시간은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가?
만약 이벤트적인 시간에 대한 후유증이 크다면 일상생활 규칙을 몇 가지 적용해 보는 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