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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은 벼랑 끝에 위태롭게 매달려있다. 너는 자꾸만 내게 손을 놓으라 한다. 눈을 감고 이대로 손을 놓아버리면 시작될 낙하를 상상한다. 중력이 사정없이 몸을 끌어당기고, 시간은 흐르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 너의 세계가 기어코 닿으면 나는 발 끝에서부터 그 수면을 허물며 순식간에 온몸으로 빠져든다. 우리는 서로에게 정신없이 휩쓸린다. 너무 빠르다 한 들, 숨도 못 쉰다 한 들, 어디까지 헤어 나올 수 없을지, 그것만이 남은 질문이었다.
눈을 뜨고, 손을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