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는 지금

편집위원 고민중, 포들, 수습편집위원 죠스, 고래고기

by 문우편집위원회

광혜원 설립 이래로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신촌 세브란스 병원은 연세인들의 일상적인 공간이다. 그 역사에 걸맞게 4년 연속 ‘국가고객만족도(NCSI)’ 조사 병원부문 1위라는 영광도 안고 있으며, 스스로를 사랑과 섬김이라는 인류애적인 기독교 정신을 표방하고 있는 병원이라고 강조한다. 더불어 세브란스의 홍보 영상을 보면 끊임없이 새로운 의료 기술을 개발하여 최첨단 병원으로 발돋움하려는 노력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그들만의 ‘기독교 정신’과 ‘최첨단 시대’에 청소 노동자는 없다.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한다는 숭고한 설립정신과 첨단 의료 서비스의 화려함을 내세우는 세브란스의 모습 뒤에는 시대착오적인 노동 탄압을 자행하는 그들의 또 다른 얼굴이 숨어있다.



세브란스의 노동 환경은 청소 노동자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세브란스 청소 노동자들의 근무 시간은 아침 6시부터 늦은 4시까지이며, 쉬는 시간 2시간을 제외한 근무시간은 총 8시간이다. 하지만 청소 노동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휴게실은 한 시간대에 배치된 인원조차 수용할 수 없을 정도로 비좁다. 이들은 안전하게 노동할 권리도 박탈당했다. 청소 노동자들은 폐기된 주사기와 약품 등을 청소하면서도 신체를 보호할 안전장비를 지급받지 못해 항상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또한 주차장에 쌓인 매연 먼지를 청소할 때에도 흡진기나 방진 마스크 하나 없이 일반 마스크를 쓰고 빗자루로 청소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처우는 노동자들의 안전한 환경에서 노동할 권리를 철저히 무시하는 행위이나, 원청 세브란스는 하청 업체 태가비엠의 뒤에 숨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청소 노동자들에게 노동조합은 생존의 문제였다. 민주노총 설립 이전 청소 노동자들의 휴무는 한 달 중 이틀에 불과하였다. 이러한 노동을 반복시키면서 세브란스가 청소노동자들에게 지급한 시급은 2016년 상반기 기준 6,030원이었다. 2016년 7월 13일 민주노총의 발대식이 진행된 이후에야 시급이 7,000원으로 인상되고 휴무도 한 달에 네 번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근무시간이 줄어들어 노동자들의 전체적인 수입은 거의 증가하지 않았고, 오히려 추가적인 인력 보충이 이루어지지 않아 노동 강도만 더욱 높아졌다. 세브란스의 청소 노동자들은 정당한 노조활동을 통해 세브란스로부터 인간다운 대우를 요구했을 뿐이다. 그러나 세브란스가 보인 반응은 소통을 통한 처우개선이 아닌 노조 탄압과 표적해고였다. 이에 세브란스와 태가비엠의 비상식적인 행태를 고발한다.


첫째, 민주노총에 가입한 청소노동자들은 불합리한 차별 대우와 탄압을 받았다.


태가비엠은 철산노(한국노총 철도사회산업노조) 조합원들과 달리 민주노총 조합원에게만 업무상의 불이익을 주고 있다. 업무가 비교적 쉬운 위치에 철산노 조합원을 우선적으로 배정하고, 민노 조합원은 응급실이나 수술실과 같이 식사시간조차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곳에 배정하는 것이다. 심지어는 노동자가 오랫동안 일해 왔던 업무위치를 일방적으로 변경하기도 한다. 근무시간 중 걸터앉아 쉬거나 커피를 마신 것, 또는 반장에게 ‘반장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 등이 그 이유다. 이 외에도 시말서를 3회 이상 쓰면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는 계약조건을 악용하기 위해 사소한 실수에 대해서도 일일이 시말서를 쓰도록 하는 등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있다. 이러한 차별 대우는 노동자들이 민주노총을 탈퇴하도록 억압하기 위한 조치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또한 세브란스와 태가비엠은 노동자들의 자율에 맡겨야 할 노조 활동을 직접적으로 감시하고 통제하고 있다. 민주노총 노조원들 간의 만남을 막기 위해 보안요원을 동원하여 휴게실을 감시하도록 지시한 것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비민주적이며 비상식적인 행위이다. 심지어 지난 4월 한 민주노총 소속 청소노동자는 아무 이유 없이 계약만료일 5일 전에 구두로 계약 해지를 통보받았다. 근로기준법 제24조 3항에 따르면 ‘사용자는 제2항에 따른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의 기준 등에 관하여 그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에 해고를 하려는 날의 50일 전까지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세브란스에서 8년 넘게 근무한 노동자에게 일방적 해고를 통보한 것은 민주노총의 노조 활동에 압력을 넣기 위한 명백한 표적 해고이다. 세브란스와 태가비엠 측은 당장 노동자들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대우를 멈추고, 노동자들의 노동조합 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둘째, 세브란스 병원은 이와 같은 노동조합 탄압에 대항하는 청소노동자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억압했다.


지난 4월 8일, 연세대학교에서 ‘연세대 창립 132주년, 통합 60주년 기념행사’가 진행되었다. 지속적으로 원청 세브란스 병원과의 대화를 원해온 청소노동자들은 연세대학교 김용학 총장과 세브란스 병원장 이병석에게 직접 대화에 임할 것을 요구하는 규탄 집회를 열었다. 당일 연세대학교 학생들과 청소노동자들은 “민주노조 인정하라.”, “노조파괴 중단하라.” 등의 항의 피케팅을 벌였으나 총장과 병원장, 연세의료원장은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또한 백주년 기념관에서 백양누리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경비용역과 학생, 청소노동자 간의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였다. 경비용역들은 세브란스 병원 경비용역업체 ‘㈜에스텍시스템’ 소속으로, 선전전 인원의 출입의 통제하고 통행을 방해하였다. 행사 장소에서는 사복경찰이 등장해 해산명령을 내리고 세브란스 병원 총무팀 직원이 ‘전부 연행해 달라.’며 연세대학교 학생을 경찰에 신고하는 등 비민주적이고 강압적인 행위들이 이어졌다. 이러한 연세대학교와 세브란스 병원의 태도와 조치는 청소노동자들의 투쟁을 비가시화하려는 시도이다. 정당한 노조행위에 대해 무력 진압한 것, 공권력을 동원하여 청소노동자와 심지어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탄압한 것에 대한 양측의 사과는 지금까지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세브란스 병원은 즉시 지난 행사에서의 일에 대해 책임 있게 사과하고, 민주노조의 요구에 응하여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대화에 참여해야 한다.



원청 세브란스는 노조탄압 개입을 인정하고 노동자들과 직접 소통하라.


세브란스는 현재까지도 노조탄압에 관계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서경지부에서 공개한 태가비엠의 업무일지에는 세브란스가 태가비엠에게 직접적으로 노조탄압, 노노갈등 유발을 요구한 기록이 남아 있다. △민노 집회에 만전 기하라 △서경지부 조직차장의 한노 집행부 방문 시 실시간으로 철산노 위원장에게 전달해 노노대응 유도하라 △민주노총, 한국노총, 비노조 인원현황 상세 데이터 파악하라 △주말, 휴일 민노 및 서경지부 조합원들 동향 파악하라 △민노 집회에 따른 태가비엠의 대응전략 준비해라 등이 세브란스병원 사무팀 파트장의 이름으로 요구한 내용이다. 이처럼 명백한 증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브란스가 귀를 막고 소통을 피하고 있는 동안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행위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태가비엠은 청소노동자들과의 개별 면담에서 “다른 노조는 다 되지만 민주노총은 안 된다”, “민주노총에 가입하면 불이익이 있을 것이다” 등의 협박성 발언을 하였으며, 새로 고용된 청소노동자들의 근로계약서 작성 시 철산노 가입서를 주며 가입을 권유하고 있다. 노조 활동에 대한 정보가 주어지지 않은 노동자에게 일방적으로 특정 노조의 가입을 요구하는 것은 분명한 부당노동행위이다. 민주노총 소속 노동자들은 원청인 세브란스와 직접적인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세브란스는 태가비엠의 배후에서 민주노총을 와해시키려 할 뿐이다. 세브란스는 노동자들의 인권을 무시하고 노조활동을 탄압하는 동시에 겉으로는 사랑과 섬김을 외치고 있다.

연세대학교 신촌 캠퍼스 바로 옆의 세브란스 병원에서 이와 같이 비민주적인 행위가 자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브란스 청소노동자들의 투쟁은 아직도 충분히 공론화되지 못하였다. 청소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에 힘을 싣고 세브란스를 압박하기 위해서는 연세대학교 학생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세브란스 민주노총 소속 청소 노동자분들의 투쟁에 힘을 보탤 수 있다.


세브란스 병원 청소노동자 선전전 참여하기 (정확한 시간은 공대위에 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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