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위원 타조
살아있는 밤입니다 달을 접시 위에 얹어 놓았습니다 달의 바다에서 헤엄치는 토끼의 지느러미를 그리라합니다 태양빛을 받은 비늘이 썩 아름답기 때문이지요 종이가 단면인 것과 마찬가지로 당연한 사실입니다
빳빳이 선 고개를 돌립니다 달의 수챗구멍을 타고 올라온 바다가 넘칩니다 접시 밖으로 토끼가 쓸려 떨어지는데 끄트머리에서 시꺼먼 풀들이 줄줄이 딸려 올라옵니다 빛을 받지 못하는 대신 서로의 손을 붙잡기로 한 풀들 시든 풀들은 살아 있습니다 축축이 젖은 종이의 뒷면에서 아름답지 않은 태양 그의 얼굴에 핀 흑점에서
이상한 물고기를 그립니다 접시 밑에서 헤엄친다는 물고기 종이가 깨지는 밤에만 올라온다는 물고기가 죽은 밤입니다 비릿하게 적신 눈을 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