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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느Yonu Nov 20. 2019

예의 없는 세상, 예의 없는 직장 상사 2

자격증은 결론 났으니 이젠 내가 반격할 차례다


사건의 발단은 이랬다.


해당 직원은 불량한 직원으로서 나쁜 피드백을 받더니 사직서를 쓰고 관뒀습니다.


레퍼런스가 중요한 캐나다에서 나의 두 번째 직장 상사가 나에 대해 관련 부처에 증언한 내용. 나의 첫 번째 직장 상사, 세 번째 직장 상사, 그리고 함께 일했던 직장 동료들까지 모두 내게 좋은 레퍼런스 평가를 내려주었지만 저 상사의 증언 한마디 때문에 나의 캐나다 자격증 취득이 물거품이 될 뻔했다.


게다가 저 상사의 말은 거짓말이었다. 저 여자는 내게 피드백을 준 적이 없었고 내가 일을 관둔 이유는 학교 스케줄 때문이었다. 다행인 점은 이 부분이(학교 스케줄표) 모두 기록으로 남아있어 내가 그대로 캐나다 관련 부처에 제출할 수 있어 관련 부처가 내 손을 들어주었다는 것이다.


나는 이 여자가 도무지 내게 어떤 억하심정을 품고 이런 짓을 했는지 처음에는 몰랐다. 내가 그 회사에서 일할 때 나는 그녀와 딱히 부딪힌 적도 없었거니와 그녀는 사실 매일 오피스에만 처박혀 있느라 내가 일하는 모습을 별로 본 적도 없었다. 이때 나는 이미 한국으로 돌아온 상태였기에 직접 찾아가 따질 수도 없었다. 그리고 혹시라도 아직 현업에서 일하고 있는 두 번째 회사의 직장 동료들에게까지 피해가 갈까 봐 아무에게도 연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의문은 곧 풀렸다. 캐나다에서 아직 일하고 있던 내 직장동료이자 같은 한국인 아끼는 동생이 세상 참 좁다며 내게 연락해온 것이다.


언니, 언니, 작년 10월에 마귀할멈(내가 두 번째 회사 직장 상사를 부르는 애칭이다.)네 회사 직원 13명이 단체로 사직서 쓰고 관뒀대요.


대충 감이 왔다. 자기 성격을 못 이기고 직원들이 계속 떠나가자 나에게 분풀이를 한 것 같았다. 나는 관련 부처에 이 점이 의심된다고 강력히 적었다. 그리고 미스 마귀할멈이 얼마나 경영을 못하는 상사였으면 직원 13명이 단체로 사직서를 썼겠느냐고 반문했다.


다른 나라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북미와 유럽과 비교했을 때 한국 공무원분들만큼 일을 빨리 처리하는 공무원들은 없다. 관련 부처는 나의 이메일에


이번 조사에 도움이 될 자료를 보내주어 고맙습니다. 이제 당신의 자격증 취득 가능 여부에 대해 평가를 시작하겠습니다. 완료되는 대로 연락하겠습니다.


라고 답변했다. 그리고 나는 열흘 간의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드디어 오늘 관련 부처에서 다시 메일을 보냈다. 결과가 나왔다고 하는데 자격증 취득 가능 여부는 서면으로만 통보가 가능해서 국제우편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작년 12월 미스 마귀할멈이 나에 대한 악담을 퍼부었고, 내 사건을 다시 연 시기가 올해 9월, 결과가 나오기까지 11월까지 걸렸으니 나는 거의 근 1년을 참아온 셈이다. 무엇을? 미스 마귀할멈에게 개인적인 연락을. 사건에 대한 조사와 평가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미스 마귀할멈에게 일부러 연락하지 않았다. 혹여 내가 개인적으로 미스 마귀할멈에게 따졌다가 미스 마귀할멈이 쪼르르 관련 부처에 달려가 내가 자신을 괴롭혔다고 이를까 봐. 그러나 자격증 취득이 됐건 안됐건 이제 결과는 나왔다. 자격증이 승인됐건 거절됐건 뒤집힐 수는 없다.


나는 신이 나서 미스 마귀할멈의 개인 이메일로 메일을 썼다.


안녕? 나는 누구누구라고해. 나 기억하지?
네가 작년 12월에 나에 대해서 부정적인 레퍼런스를 뿌렸더라? 게다가 거짓말까지 했더라구.
내가 너한테 나쁜 피드백을 받고 회사를 그만뒀다구? 나 그때 학교 때문에 그만둔 거잖아. 너도 알았고.
너 왜 거짓말했니? 나도 관련 부처에 연락해서 학교 스케줄 다 확인받고
관련 부처에서도 이 부분 인정했어.
그리고 너만 빼고 내 다른 직장 상사들, 직장 동료들은
다 내게 긍정적인 레퍼런스 주고 증언까지 해줬어.
Shame on you.


요즘은 무얼 하고 사나 페이스북에 들어가 봤더니 직장도 옮겼다. 그런데 여성과 아이들을 위한 NGO 쪽으로 옮겼네. 누누이 말하지만 캐나다는 레퍼런스가 중요한 국가다. 나는 이렇게 신경질적이고 거짓말하는 사람이 여성과 아이들을 위한 NGO에서 일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나도 그녀의 레퍼런스가 자진해서 되어볼까 한다. 그쪽 NGO에 그녀의 만행에 대해 주-욱 적어서 당신 단체의 직원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해볼까 한다. 어차피 팔은 안으로 굽을 확률이 크겠지만 한번 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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