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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느Yonu Nov 20. 2019

예의 없는 세상, 예의 없는 초등학교 선생님 3

미안하단 말은 하실 수 있었잖아요 


사건의 발단은 이랬다.


퍽! 


운동회 준비기간이었다. 학년에 관계없이 여학생들은 부채춤 연습에 한창이었다. 우리는 동그랗게 줄을 만들어 서서 부채를 들고 돌고 돌고 부채를 위로 들었다 아래로 들었다 했다. 한참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연습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내 왼쪽 어깨에 강력한 고통이 가해졌다. 나는 깜짝 놀라서 아픈 어깨를 감싸 쥐고 뒤를 돌아보았다. 내 뒤에는 씩씩거리며 나를 노려보는 다른 학년 여자 선생님이 있었다. 그런데 그녀는 나의 얼굴을 확인하더니 


어? 얘가 아니네.


했다. 알고 보니 우리 무리 중 하나가 동작을 틀려서 걔 동작을 바로잡겠다고 무작정 한대 친 것이 하필 옆에 있던 나였던 것이다. 


나는 그날 억울하게 맞았지만 어린아이였기에 선생님께 따질 줄도 몰랐다. 그냥 아픈 어깨를 부여잡고 계속 연습을 할 뿐. 억울함과 아픔 때문에 눈물이 나려는 걸 참느라 고생을 했다. 


그래도 잘못 때렸으면, 잘못 폭력을 행사했으면 "미안하다."라고 말 한마디 해줄 수 있었을 텐데. 그 선생님은 그 한마디 조차 인색했다. 그래서 더 실망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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