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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느Yonu Nov 24. 2019

서구인들은 과연 우리보다 시민의식이 높을까?

글쎄요


아직 서구 사회를 모를때 이상하게 내 뇌리에 박힌 말들이 있다. 


서양사람들은 한국인들보다 시민의식이 높다. 


서양 사람들은 한국인들보다 남을 배려할줄 안다.


한국 사람들은 서양 사람들에게서 배워야 한다. 


주로 선생님들이 했던 말인데 정치 성향과는 상관없이 (오히려 진보쪽 선생님들이 더 그러셨던것 같다.) 이런 말들을 자주하곤 했다. 


그래서 나는 유학과 여행을 통해 서구사회로 나아가며 그동안 귀에 못박히게 들어와서 뇌리에 남아버린 저 말이 진짜 인지를 확인하는데 한동안 열을 올렸었다. 


그러면 내가 확인한 건 무엇이냐구? 정말 서구인들은 우리 한국사람들보다 시민의식이 높나?


누군가 몰래 진열대의 작은 보드카를 마시고 두고간 모습. 프랑크푸르트

 

답은 전혀 아니올시다 였다. 


당장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만해도 나는 누군가가 몰래 매장안에서 마시고 아무데나 두고 떠난 술병을 발견할 수 있었다. 


영국에서도 그랬다. '영국인들은 좌측 통행을 한다'는 말에 무색하게 영국인들은 아무 방향으로나 걸었다. 


그리고 좀도둑들은 얼마나 또 많은가. 우리나라처럼 카페에 마음 편히 지갑이며 휴대폰, 노트북을 두고 화장실을 가거나 커피를 주문하러 갈 수 있는 모습은 유럽이나 북미에선 상상도 못한다. 얘들은 심지어 차에서 내릴때도 짐을 트렁크에 숨기거나 창밖에서 보이지 않도록 의자 밑에 감춰야한다.


딱 어제, 서울에서 스타벅스에 갔는데 누군가가 프라다 노트북케이스에 노트북을 두고 갔다. 주인이 나타나겠거니 했는데 주인은 한참동안 나타나지 않았다. 그동안 이 주인없는 노트북과 케이스를 건드린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서구국가였으면 이미 누군가가 집어갔을 것이다. 나는 그 노트북을 주워 직원에게 가져다주었다. 직원은 내게 감사하다고 했다. 


비슷한 일이 캐나다에서도 있었다. 영화관에서 아이패드를 주웠다. 직원에게 가져다 주었더니 '이걸 왜 나한테 가져다 주느냐'하는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어쩌면 그 아이패드를 그 직원이 가졌는지도 모른다. 


서구인들의 시민의식이 뛰어나다는 낭설은 어쩌면 여행이 자유롭지 못한 시절을 오래 겪은 어른들의 잘못된 정보였던 것 같다. 선생님이 틀리셨네요. 





작가 여느의 더 많은 유럽여행 이야기는 동명의 브런치북에서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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