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은 범죄다.
설리와 구하라, 올 해만 벌써 둘이나 잃었다. 그들에게는 '악플'이 항상 따라다니고 있었다. 그 매서운 칼이 두 여성의 연약한 정신을 난도질해댔다.
내가 이렇게 무서운 표현까지 써가며 악플을 묘사하는 까닭은 나도 겪어봤기 때문이다. 현재는 사이버 모욕죄로 내게 강간까지 운운하며 악플을 단 남성을 고소한 상태다. 나는 겉으로는 의연한 척했지만 속으로는 정말 무섭고 또 무서웠다. 정신이 갉아먹히는 기분이었다.
우리가 흔히 하는 험담과 악플은 분명 다르다. 가장 큰 다른 점은 악플은 기록이 남는다는 것이다. 험담은 입에서 나와 말로 흩어진다. 그러나 악플은 손가락에서 나와 문자로 기록이 된다. 한번 기록이 남으면 언제 어디에서 누구까지 그 기록을 접하게 될지 몰라 더욱 수치스럽다. 특히 인터넷이라는 탁 트인 공간이라면 더더욱. 나만 보는 것이 아니라 친구 혹은 가족까지 볼 지 모르는데, 나야 6개의 악플이 전부였지만 수백, 수천만 개의 악플에 시달렸을 두 여성을 생각하면 따뜻한 댓글 한번 남기지 못했던 내가 원망스럽다.
악플을 근절하기 위해 모 포털 같은 경우에는 연예부문 기사의 댓글창을 아예 막아버리기도 했다. 나는 여기에 완전히 동의하지는 않는다. 차라리 나는 연예인의 법무팀이 직접 나서서 악플러들에게 법적 조치라는 철퇴를 내리고 우리는 그런 모습을 응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예방도 중요하지만 따끔한 벌로 교훈을 주는 것도 중요하다. 악플은 병이 아니라 범죄기 때문에.
이왕 이렇게 쓴 것, 솔직하게 어렸던 시절의 내 생각을 공유하겠다. 철없던 시절의 나는 '연예인들 돈 많이 버는데 그깟 악플 좀 달린다고 대수인가?'라고 생각했었다. 나도 안다. 정말 부끄러운 생각이다. 하지만 혹시 아직까지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봐 어린 시절의 내 생각을 공유한다. 말도 안 되는 논리다. 부자는 돈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고통을 다 감내해야 하나? 부자는 사람이 아닌가? 돈이 모든 상처를 치유해주나?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다. 설리와 구하라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었고 여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