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특성상 컨퍼런스를 많이 다닌다. 그러면 그곳에는 항상 티가 있다. 거기 있는 공짜 티 몇 개를 주워오는 것이 나의 특기자면 특기다.
나는 커피를 제외하고 하루 한 번은 꼭 티를 마신다. 퇴근하고 브런치를 하며 즐기는 티 한잔의 여유. 무슨 티가 됐건 간에 글이 더 잘 써지는 것 같다. 지금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내 옆에는 따뜻한 티 한잔이 자리하고 있다.
사실 나는 티를 잘 모른다. 무슨 티가 고급 인지도 모르고, 무슨 티가 어떤 맛이 나는지도 잘 모른다. 그 흔한 커피포트 조차 없는 나. 그저 물이 끓는 시간을 기다리고, 따뜻한 물에 향과 맛이 첨가된 티 한잔을 즐기는 것이 좋다.
티를 아예 공부를 해볼까도 생각해봤다. 그렇지만 하지 않기로 했다. 공연히 공부했다가는 집착을 하게 될 것 같아서였다.
누군가는 퇴근하고 하는 맥주 한잔이 그렇게 꿀 같다고 했다. 내게는 퇴근하고 하는 티 한잔이 그렇게 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