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거래처엔 유난히 까칠한 고객님이 한분 계시다.
그래서 다들 그분을 만나러 갈 때 긴장을 한다. 그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상처를 받는 직원들이 대다수다. 하지만 나는 그분의 성깔에도 언제나 멀쩡하다. 오히려 그분이 귀여워 보이기까지 한다. 나쁜 의미가 아니라 좋은 의미로. 왜냐하면 내 친구와 유난히 닮았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의 천적인 그녀가 내게는 그저 귀여운 존재다.
그러나 내게도 천적은 있다. 나는 버릇 나쁜 금수저들을 극도로 싫어한다. 그들조차 친구 삼을 줄 알아야 장차 내 미래에 도움이 된다고 내게 말한 친구가 있었지만 나는 도무지 그 친구의 조언을 받아들이질 못했다. 내 인생은 나 혼자 개척하느라 너무 힘이 들었다. 그래서 부모님이 많은 것을 쌓아준 아이들에 대한 스스로의 억하심정이 대단하다. 사실 내가 풀어야 할 숙제다.
사람에겐 자신만의 천적이 있다. 그래서 오히려 다행인지도 모른다. 완벽한 외톨이는 없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