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서 늦은 시간 음료수를 사러 근처 슈퍼에 갔다. 주인은 페르시아계로 보였다. 판매하는 물건들도 그렇고. 참고로 이란은 이란 혁명 후 나라가 폭삭 망해서 이란 난민들이 전 세계에 분포하고 있다.
슈퍼 사장은 웃는 얼굴로 내 물건을 계산해주다가 뒤에 있는 같은 이란계 사람에게 이란어로 뭐라 뭐라 중얼거렸는데 내 귀에 분명 "칭챙총"이 걸렸다. 내가 다시 그를 쳐다보자 그는 갑자기 영어로 "어? 들었어? 들었어?" 하는데 여전히 장난치듯 말하는 게 싫었다.
나는 정색을 하진 않았지만 "나야 영어를 할 줄 알고, 네가 방금 말한 칭챙총 이란 단어 들었다. 장난으로 한 말이었겠지만 우리 인종(race)에게는 굉장히 불쾌한 단어니 다른 사람들에겐 하지 말아라"라고 전했다. 그거 블랙 인종한테 N월드(Nigger) 쓰는 것과 똑같은 거라고 덧붙였다. 그런데 맙소사 뒤에 흑형이 있었다. 그래서 좀 쫄았다.
사장은 그제야 "쏘리 쏘리"하면서 사과했고 뒤에 있던 이란 남자도 "쏘리, 이 남자가 좀 멍청함(He is kind of dumb"이라고 했다.
캐나다에서도 느꼈고, 미국에서도 느꼈고, 유럽에서도 느끼지만 인종차별을 하는 진짜 주범들은 백인들이 아니다. 백인들은 오랜 교육으로 인해 "절대 인종차별을 해선 안된다"는 강박증이 있다. 그래서 늘 조심한다. 외려 흑인이라던가, 중동이라던가 유색인종들이 더 심하다.
캐나다에서도 멕시코애들이 눈 찢는 시늉을 해서 나도 똑같이 "Beaner"야 라고 맞받아친 적이 있다. 비너는 '콩 먹는 놈'이라는 뜻으로 멕시칸들을 비하하는 용어로 쓰인다. 그 말을 들은 멕시코 여자아이는 굉장히 기분 나빠했다. 그래서 내가 "네가 눈 찢는 제스처도 비너와 맞먹는 나쁜 말이다" 하니 사과했다.
어찌 보면 이들은 진짜 모르고 인종차별적 제스처나 언행을 남발한다. 우리가 가르쳐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