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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느Yonu Feb 08. 2020

케이크 나눠먹기


 스타벅스에 갔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치즈크레이프케이크를 먹으러. 아는 동생이 1인 1케이크를 하자며 두개를 곱게 접시에 담아왔다. 그런데 옆테이블의 할머님 두분께서 자꾸 시선을 주신다. 모른척 할 수 없어 나도 바라보았더니 그 케이크는 이름이 무엇이냐고 물으신다.


 "치즈 크레이프 케이크요"


 라고 알려드려도 도통 알아듣지 못하신다. 당신들은 자식이나 손주랑 오질 않으면 케이크도 시켜먹지 못한다고 안타까워 하신다. 그래서 그럴땐 그냥 손가락으로 케이크를 가리키기만 해도 괜찮다고 알려드렸지만 할머님들은 영 용기가 없어보였다.



 어차피 저녁을 거하게 먹었고, 먹다보면 느끼해서 케이크 하나를 온전히 다 먹을 수도 없을것 같았다. 나는 먹기전에 케이크를 두 조각 정도 잘라내어 할머님들께 가져다 드렸다.

 할머님들은 한사코 거절하시다가 내가 "저희 할머니도 케이크 좋아하세요"라고 하자 마음이 놓이셨는지 한 조각씩 드신다. 할머니랑 같이 사는 사람들은 이런 정이 있다며...


 할머님들은 나중에 자리에서 일어나실때까지 내게 고맙다고, 잘 먹었다고 계속 말씀하셨다. 작은 케이크 나눠먹고 기분이 배로 부른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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