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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느Yonu Mar 07. 2020

코로나바이러스 혼란사회

   

 기억에 의하면 1월이 처음이었던가. 중국 우한시에 폐렴 증상을 나타내는 새로운 병이 퍼져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치료제도 없는데 전염성은 강하다나. 사람들은 이 병을 우한 폐렴이라고도 불렀고 코로나 바이러스라고도 불렀다. 외신에도 Wuhan Virus, Chinese Corona Virus 등으로 등장했으니까. 나중에 이 바이러스가 국내에도 퍼져 유명해지자 명칭때문에 문제가 됐다. 인종차별, 지역차별 등을 문제로 우한 폐렴, 우한 바이러스 등의 단어사용은 지양하고 코로나 바이러스, 코로나 바이러스19를 공식 바이러스 명으로 사용한다나. 중동 호흡기 질환, 아프리카 돼지 열병, 스페인 독감 등이 떠올라 나는 고개만 갸웃했다. 또 후에는 '코로나 바이러스 일년 치사율 vs 미국 독감 일년 치사율'과 같은 대결구도를 붙이는 사람들도 나타났는데 이때도 사람들이 '미국' 독감이라는 말은 그냥 사용하길래 이건 뭔가 싶었다. 


 아직은 추운 계절이라 잠시 몸에 다녀갈 수 있는 기침, 미열, 콧물, 두통, 심지어 근육통까지 한번 올때마다 건강 염려증에 걸린 사람처럼 '혹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인가?'하며 걱정만 쌓인다. 그렇다고 검진소를 가자니 가서 걸릴 것도 두렵고 음성 판정을 받으면 내야한다는 11만원도 무섭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양성이어도 병원에 병실이 없어 못들어가 죽을 수도 있다는데, 오죽하면 인터넷에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검사 빨리 받는 법'이라면서 차라리 신천지 신도인척을 하거나 길바닥에서 기절을 하라는 웃픈 글마저 떠돌아 다니고 있다. 거기다가 민족 특유의 노예 근성인지, 민폐를 끼치면 안된다는 정신인지, 책임감 탓인지 내가 양성이 나오면 당장 회사 눈치는 어떻게 해야하나, 이런 걱정에도 전전긍긍. 


 백신도 없고 약도 없고 예방법은 오직 개인 청결, 각자 도생 뿐이니 그 누구도 믿을 수가 없어졌다. 얼마 전인가 지하철에 탔는데 마스크를 착용한 내 옆사람이 기침을 했다. 바로 다음에 나를 포함한 그녀 왼쪽에 앉아 있던 여자까지 일어나 다른 자리로 옮겨갔다. 어제는 내가 지하철에서 땀을 많이 흘렸다. 아픈 사람처럼. 그러자 내 옆자리의 남자가 슬쩍 몸을 틀어 나와의 거리를 만들어냈다. 머쓱하기도하고 좀 미안하기도했다. 


 요즘은 지하철을 타면 명절의 서울 지하철을 타는 것 처럼 한산할때가 많다. 


 바이러스 하나가 사회는 물론이고 개인까지 들쑤셔놓는 느낌이다.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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