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Huh Oooh Juk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느Yonu May 05. 2021

합정역


합정에서 친구 기다리는데 건물 1층에 젊은 여자분이 쓰러져 앉아계셨다. 근데 또 옷도 깔끔하고 화장도 깔끔해서 사람들이 지나가다 흘끗 보고 가는 정도. 마침 시간이 남아 근처에서 기다리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도움이 필요하신것 같았다. 생각을 해봤다.


1.술- 주변에 술집이 없고 아직 대낮이다

2.약- 주변에 클럽이 없고 남자가 없다

3. 계단 내려 오다가 뇌진탕????


혹시나해서 가까이가 말을 걸어보니 계속 병원에 가야한다는 말만 반복. 병원에 같이 갈까 했는데 세우면 주저앉고 택시로 집에보낼까해도 집주소는 말안하고 "집에는 가면 안될것 같아요..."


와중에 자기 폰은 떨어뜨려도 손에서 안놓는게 약봉투. 봉투에는 정신의학과라고 써있었다. 안을 들여다보니 '리보트릴정' 써있는 봉지하나. 다른 봉지는 약명이 안적혀있는데 다 뜯어져있는게 감이왔다. 리보트릴정은 공황장애 치료때 나도 먹었던 약이다.


"이거먹었어요?" 하니까 먹었다고. 몇개 먹었냐니까 "이십개 다먹었어요..." 위세척부터 하고 의사샘 빨리 만나야 되겠다싶어서 119 불렀다.


구급차 오기 전까지 계단에 앉아서 둘이 얘기하는데 그때부터 울면서 "이거 먹으면 낫는거 맞아요?"하는데 맘이 아팠다. 외로움타는 신입생인줄 알았는데 서른 두살에 부모님은 최근 귀농 하셨다고.


와중에 나는 구급차 타면 10만원인데 실비 보험은 있으시겠지... 걱정했다... 혼자 살면 아프기도 버겁다.

 
아무튼 언젠가 나도 약봉투들고 주저앉아있으면 남이 좀 주워주길...

매거진의 이전글 나 자신 치유하기 3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