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타키나발루를 방문했을 때 같은 말레이시아지만 코타키나발루와 쿠알라룸푸르 사람들은 확연히 다르다는 현지 그랩 기사님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해당 내용은 링크를 따라가면 된다.
코타키나발루 그랩 기사님의 이야기를 요약하면 코타키나발루에서는 인종 간의 갈등이 없고(말레이시아는 말레이인, 중국인, 토착민 등 인종이 나뉘어있다) 종교도 서로 존중하며 이슬람교도들도 술 마시고 싶으면 마시고 고기 먹고 싶으면 먹고 즐기고 산다고 했다. 그에 반해 쿠알라룸푸르는 인종, 종교 간 화합이 잘 안 된다고.
실제로 쿠알라룸푸르에서 마사지를 받고 그랩을 탔을 때 얘기다. 마사지숍은 쿠알라룸푸르의 꽤 번화한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나는 그랩 기사님에게 "여기가 말레이시아 사람들이 와서 노는 곳이냐"라고 물었고 그랩 기사님의 대답은 단호했다. "모른다. 난 무슬림이라서 이런데 안 온다." 철저하게 무슬림의 삶을 지키며 사는 분 같았다.
두 번째는 중국인 그랩 기사님의 그랩을 탔을 때였다. 이 분은 연배에 비해 영어를 꽤 잘하셔서 영어를 잘하신다고 칭찬하니 중국인 학교에서 배웠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술술 이야기가 나왔다. 말레이시아 화교들은 중국인 학교에 가서 영어와 중국어를 배우고 중국 역사도 배운다고.
내가 "쿠알라룸푸르는 60%가 말레이이고 20%가 중국인이 맞나요"라고 물으니 원래는 중국인이 27%까지 갔었는데 다들 이민을 가버려서 그 숫자가 줄었다고 말하셨다. 그리고 무슬림들은 아내를 3명 정도 둘 수 있어 말레이 무슬림 인구가 엄청나게 늘고 있다고 열변을 토하셨다. 반면 화교들의 출산율은 떨어진다고. 자기 아들도 결혼 후 2명만 낳겠다고 해서 싸우셨단다. 실제로 다른 말레이 무슬림 그랩 기사님은 'Unlimited'로 아이를 낳는다고 까지 하셨다.
한국도 다문화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어디서는 이슬람 사원을 짓는 것이 정치적 이슈가 되고, 어디서는 할랄 푸드가 이슈가 된다. 남의 일 같지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