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 멀지 않은 미래, 인류는 3차 세계 대전에 휘말렸다. 계속되는 전쟁에 인구난을 겪던 국가들은 전쟁에 내보낼 청년들이 부족해 비상에 걸렸다. 이를 해결한 것은 서준-스펜서 박사였다. 그는 5세 이하 어린아이를 특수 인큐베이터에 넣어 6개월 만에 전장에 투입할 수 있는 20세 청년으로 길러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른바 '패스트 그로운 프로젝트 Fast-Grown Project'였다.
당연히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가 6개월 만에 자라 전쟁터로 향하길 원치 않았다. 이에 정부는 '패스트 그로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가정에 돈과 집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인센티브'라는 미끼에 주로 빈민층들이 자신의 아이들을 프로젝트에 참여시키기 시작했다. 부의 불균형은 전쟁 전부터 이미 심각한 사회 문제였다.
고아들도 있었다. 그들은 전쟁 후 집을 제공받기로 했다. 고아원에도 인센티브가 주어 졌기에 많은 고아원에서 원에 살고 있는 고아들을 전쟁터로 보냈다. 그렇게 정부는 약 50만 명의 어른아이 군인들을 전쟁에 투입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패스트 그로운 프로젝트' 대신 이 프로젝트를 '어른아이 프로젝트'라 불렀다. 인큐베이터에서 길러진 청년들은 자연스럽게 '어른아이'라는 꼬리표를 달게 됐다.
이제 전쟁은 끝났다. 50만 명에 달하던 어른아이 군인들의 수는 전쟁을 거치며 20만 명으로 줄었다. 사람들은 너무나 길고 잔혹한 전쟁이었기에 이를 잊고 싶어 했다. 말하는 것조차 싫어했고 참전 군인들을 외면했다.
가장 먼저 외면당한 군인들은 어른아이 군인들이다. 정부가 약속했던 인센티브는 어른아이들의 가족들이 누렸고 그들은 쉽게 얻은 돈을 쉽게 잃었다. 전쟁 이후 가족의 해체도 빠르게 진행돼 가족에게 기댈 수도 없었다. 고아들에게 주어진 집은 정말 사람 하나 누울 수 있을 만한 닭장 같은 집이었다. 정부는 참전 연금을 약속했으나 법안 통과가 지지부진해 어른아이들은 더욱 가난해져 갔다.
어른아이들에 대해 부정적 인식도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어른아이들이 6개월 만에 자라났기에 사회성과 지능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또 전쟁을 겪었기에 공격성이 높다고 믿기 시작했다. 그 어떤 회사도 어른아이를 고용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 어른아이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숨기려 했지만 전쟁을 제외하곤 삶의 이력이 없어 쉽게 정체를 들켰다. 그렇게 그들은 고립되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