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쓰는 마음
나는 관계 맺기에 능숙한 편은 아니다.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일은 웃음과 위로를 안겨 주기도, 때로는 갈등과 균열이 생기기도 한다. 그런 경험이 쌓이면서 사람과의 거리를 조심스럽게 조율하게 되었다. 누군가는 나를 다가가기 어려운 사람이라 말하지만, 한 번 마음을 준 사람과는 오래 함께하고 싶어 나름의 방식으로 애쓰며 관계를 이어간다. 처음 만나 오랜 시간 친분을 유지하며 지내는 사람들이 있고, 세월 속에 희미해진 인연들도 있다.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유연해지고 있다.
정지우 작가의 책 《사람을 남기는 사람》은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이후 두 번째로 읽은 책이다. 전작이 글쓰기에 관한 책이었지만, 좋은 삶을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로 읽었다. 이번 책 《사람을 남기는 사람》 은 '삶을 재구성하는 관계의 법칙'이라는 부제에 자연스레 마음이 끌렸다. 작가는 인간관계에서 겪은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데 필요한 실용적인 생각들을 풀어놓는다.
얼마 전, 지인과의 통화에서 그녀가 말했다.
"내가 나에게 가장 잘 보여야 하지 않겠어요?"
남을 의식하는 경향이 있는 나에게 깊이 와닿는 말이었다. 관계에서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진정으로 나를 존중하는 삶을 살기 위해 새겨야 할 문장이었다. 그녀의 말을 일기장에 적어 두었다. 정지우 작가가 말하는 관계의 제1법칙도 마찬가지다. 나의 중심을 바로 세우는 것. 나를 이해하고 내게 집중하게 되면, 타인의 시선과 마음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
"삶에서 가장 중요할 수 있는 '관계'에 우리는 마음과 시간을 써야 한다. 그것이 우리 삶을 더 삶다운 삶으로 만든다." P.245
삶은 관계 속에서 이루어진다. ‘나’라는 존재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의미를 갖는다. 우리는 자기 자신을 위해 직업을 갖고 일을 하며 살아간다고 생각하지만, 따지고 보면 우리가 하는 대부분의 일은 타인을 위한 것이다. 글쓰기든 예술 활동이든, 강의든 의료든 사업이든 마찬가지다. 타인의 빛남에 힘을 보태는 일이 나를 살게 하는 일이기도 하고, 그것이야말로 우리 삶의 진정한 가치라고 작가는 말한다.
우리는 관계에서 상처받고, 관계로 인해 구원받는 존재다. 누군가를 내게 소중한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시간을 들여야 한다. 어린 왕자 속 여우의 말처럼, 서로에게 길들여져 꼭 필요한 존재가 되려면 마음과 시간을 써야 한다. 지금 소중한 사람을 알고 싶다면, 시간을 내어 그를 만나러 가자.
"우리, 지금 만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