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서스

데이터의 파도 속에서 인간성을 찾다

by 유연


데이터의 파도 속에서 인간성을 찾다

요즘 나는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한다. 정보를 검색하고, 쇼핑을 하고, 오락을 즐긴다.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어디를 갔는지, 무엇을 먹었는지를 올린다. 나의 동선이 나도 모르는 사이 자연스럽게 타인과 공유된다는 것을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넥서스(NEXUS)』를 읽고 난 후, 내 모든 행동이 데이터로 수집되고 분석된다는 사실이 불편하게 느껴졌다.
"너 저번에 이거 샀었지? 지금 세일 중이야."
맞춤형 광고 메시지를 받을 때마다, 과거에 남긴 데이터의 흔적을 실감한다.

우리는 스스로를 '호모 사피엔스(지혜로운 인간)'라 부른다. 지난 10만 년 동안 인류는 발견하고, 발명하고, 정복하면서 막대한 힘을 갖게 되었다. 강력한 힘이 과연 지혜롭다고 할 수 있을까? 힘이 곧 지혜는 아니다. 우리는 그 힘을 이용해 인공지능(AI) 같은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냈지만, 이 기술이 오히려 인간을 통제하거나 심지어 파멸로 이끌 수도 있다는 점에서 역설적이다.

유발 하라리는 전작 『사피엔스』에서 인류의 과거를 탐구했고, 『호모 데우스』에서는 미래를 전망했다. 이번 『넥서스』에서는 AI가 가져올 변화를 본격적으로 논한다. 그는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인류의 역사를 바꿀 수 있는 존재로 본다. 특히 AI가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사회를 분열시킬 가능성에 대해 경고한다. 책을 읽으며, AI가 여론을 조작하고 정치적 갈등을 심화할 수 있다는 그의 지적이 오늘날의 현실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음을 실감했다. 호모 사피엔스의 막대한 힘보다 더욱 막대한 힘, 감히 인간은 상상할 수조차 없는 힘을 가지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혼란스러워졌다.

"정보 네트워크들은 진실과 질서 사이에서 올바른 균형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할 것이다. 어떤 네트워크는 진실을 우선시하고 강력한 자정 장치를 유지할 것이다." (280쪽)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여론을 조작하는 데 활용할 수 있으며, 우리를 감시하는 도구로 작동할 수도 있다. 내가 무심코 남긴 데이터들이 내 행동을 예측하고 조종할 수 있다는 사실이 두려웠다. 알고리즘은 확증 편향을 강화하고, 가짜 뉴스를 확대 재생산하며 사회를 양극화한다. 네트워크가 막강해질수록 자정 장치가 중요해진다. 모든 사람은 오류를 범할 수 있다. 그렇기에 오류를 바로잡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 잘못을 인정하고 진실을 걸러내는 힘, 그 힘을 나는 '용기'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 인간은 재검토를 통해 기술을 통제할 수 있는 여지를 가지고 있다. 오류를 교훈 삼아 후손들에게도 건강한 정보 생태계를 물려주어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우리 인간의 몫이자 책무라고 생각한다.

책장을 덮으며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지배하는 시대일수록 내가 더욱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일까를 생각했다. 책의 표지에 등장하는 비둘기는 대홍수 이후 노아의 방주에 평화를 알렸던 『성경』 속 비둘기처럼, 정보의 홍수 속에서 질서와 희망을 찾고자 하는 바람을 담고 있다.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 힘은 항상 많은 사람들이 협력할 때 나온다. 협력이란 데이터의 파도 속에서 우리가 인간성을 놓치지 않으려는 노력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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