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연애는 모두의 관심사

사랑

by 유연

『우리의 연애는 모두의 관심사』는 정상성의 바깥에서 벌어지는 네 개의 사랑을 보여준다. 우리나라 어디에나 있지만 대놓고 말하지 않는 금기, 혹은 금기에 대한 은폐된 관심을 『우리의 연애는 모두의 관심사』라는 제목으로 정면에 내건다. 인간은 누구나 금기를 욕망하는 존재일지 모른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다만 사회적으로 ‘올바르고 착한 로맨스’를 해야 한다는 어떤 도덕적 의식 속에 살아왔을 뿐이다.


장강명의 〈투란도트의 집〉은 연애라는 이름 아래 존재하는 권력관계를 드러낸다. 스물아홉 남자는 직장 상사인 여성과의 섹스를 사랑이라 믿지만, 그녀에게 그는 단지 섹스 파트너일 뿐이다. 사랑이라는 말로 포장된 이 불균형은 끝내 무너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차무진의 〈빛 너머로〉는 가족 관계를 넘어선 금기의 감정을 다룬다. 영문학 교수였던 공노식 씨는 은퇴 후 버려진 가전제품을 수리하며 하루를 보내던 중, 중고 PC에서 충격적인 영상을 발견한다. 성욕을 제어하지 못하는 아들을 위해 가족이 감행한 행동은, 그 어떤 언어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경계에 서 있다.


소향의 〈포틀랜드 오피스텔〉은 둘만의 공간, ‘오피스텔’ 안에서의 사랑을 보여준다. 사랑이라고 믿었던 관계 속엔 복수심과 상처가 뒤엉켜 있다. 밀폐된 공간은 결국 마음마저 갇히게 만든다.


정명섭의 〈침대와 거짓말〉은 아내와 남편, 그리고 그의 연인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관계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침대 위의 진심과 거짓이 뒤섞인다. 익숙한 가족의 풍경 안에서도 사랑은 언제든 낯선 얼굴을 드러낸다.

우리가 연애라고 부르는 건, ‘사랑은 이래야 한다’라는 사회적 합의 위에 세워진 것이다.
사랑은 비슷한 나이끼리 해야 해, 연인은 둘이어야 해, 가족끼리는 연애할 수 없어, 남자와 여자가 사랑하는 게 보통이지, 우리는 이런 말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살아왔다. 하지만, 이 책은 그 기준 바깥의 사랑을 보여주며 묻는다.
"왜 그래야 하죠? 당신이 틀렸다고 생각하는 사랑도 누군가에게는 분명한 사랑일 수 있어요."


책장을 덮은 뒤, 마음에 남은 감정은 찝찝함과 불편함이었다. 하지만 곧 알게 되었다. 그 감정이야말로 이 책이 나에게 던지는 질문이라는 것을.

『우리의 연애는 모두의 관심사』는 연애 소설이면서 동시에 윤리 소설이고, 사회 소설이다. 내가 ‘정상’이라 여긴 사랑의 모습이 아주 좁은 틀일지도 모른다. 이 책은 그 틀을 조용히 밀어내며 사랑을 다시 바라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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