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안다는 것

더 많이 사랑하는 쪽에 서서

by 유연



“한 사람을 알기 위해 진정으로 노력해 본 적이 있는가?”
『사람을 안다는 것』의 저자 데이비드 브룩스가 끈질기게 던지는 질문이다. 나는 30년 직장 생활 동안 많은 사람을 만나왔다. 좋았던 인연도 있었고, 서툴고 어려웠던 관계도 있었다. 그 관계를 통해 나는 그동안 누군가를 잘 안다고 종종 말하며 지냈다. 그러나 그의 질문은 나의 오랜 확신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했다. 돌이켜보면 단지 그냥 내가 잘 안다고 믿고 싶었을 뿐 아니었을까?

사람을 안다는 것은 우리가 흔히 하는 MBTI 테스트처럼 상대를 하나의 성격이나 유형으로 규정하는 일이 아니다. 그 사람이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시간과 맥락을 이해하려는 노력에 가깝다. 그래서 사람을 안다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며 역설적으로 사람은 잘 알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이 책 『사람을 안다는 것』은 타인을 이해하는 법을 가르치기보다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에 머무를 용기를 건네는 책이다. 쉽게 판단하지 않기, 단정 짓지 않기,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한 채 곁에 머무르기. 그 느린 태도가 오히려 사람을 알아가는 가장 가까운 방법임을 다정히 설득한다.

사람을 알아 가려면 우선 상대에게 마음을 열어야 하겠지만 그 위에 사회적 기술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를테면 타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 성급히 해석하지 않는 인내,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도 아니라고 말하는 것, 말 너머의 감정을 헤아리려는 자세 같은 것이다.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배우고 연습해야 하는 공감 속에서 이러한 기술이 더해질 때 관계는 비로소 깊어진다.

저자 브룩스는 말한다.
“만약 두 사람이 똑같은 사랑을 주고받을 수 없다면 내가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되리라.” p.378
책을 읽으며 다시 새겨보았다. 나는 타인에게 사랑을 많이 받으면 더없이 좋겠지만 그보다 내가 먼저 더 많이 사랑하고 이해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는 상처받을 위험을 감수하며 사람들과 부대끼는 쪽을 선택한 저자만큼은 아니지만, 판단보다 질문을, 해석보다 경청을 택하며 서툴더라도 내가 더 많이 사랑하는 쪽에 오래 머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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