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캠퍼스, 웅장한 건물, 열의에 차있는 아름다운 학생들. 모든 것이 아름답다.
오늘 드디어 대학원 1학기의 첫 날이다.
이렇게 아름답고 아름다운 평화로운 공간에 나도 있지만, 내 마음속에서는 치열한 전쟁을 치루고 있다. 시간을 투자해 더 공부하기로 마음먹은 만큼 잘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과 그래도 마음을 편안히 먹으면서 행복한 시간을 누리고 싶다는 욕심은 서로 지칠줄을 모른다.
신입생이라는 말만으로도 꿈에 부풀어 벅찬 시절이 지난 것 같아 살짝 아쉽다.
어떤 학문에 대한 관심이 생기면 처음엔 그 새로움에 신나다가도 조금씩 더 공부하게 되면 나의 무지함을 깨닫게 되고 앞으로 알아야 할 것이 겹겹이 쌓여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과정과도 비슷할까.
학부 신입생 때는 이제 더 이상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신남이 훨씬 앞서있었다. 뭐든지 다 해낼 수 있다는 그 믿음과 대학교를 졸업하고 멋진 커리어우먼으로 세상을 누비고 있을 나를 상상하며 하루하루 행복했던 그때의 내가 생각난다. 지금은 지금의 나이에 맞는 내가 되어야 한다는 그 압박감에 사뭇 진지해진다.
나에게 설렘은 경계해야 할 대상이 됐다. 숙연하고 진지하게 매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설렘은 저 밑에서 꼭꼭 숨어있다. 그 희미한 불빛은 아무리 애써도 그 어둠에서 벗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설렘을 맘껏 표현하는 사람들을 보면 어린아이 같다는 느낌, 순수함이 떠오른다. 그 순수함을 귀하게 여기고 있는 그들이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