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준비보다 중요한 것들(프롤로그)

by 유다람

나는 좋은 환경에서 자라지 못했다.

그러나 그것이 내 인생에 결정적인 장애가 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살면서 사람은 끝없이 변화하고, 다시 깨닫고, 또 성장하니까.


고등학교 시절부터 나는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단지 친구를 따라갔다가 우연히 기획사 오디션을 보게 되었고,

뜻밖에도 최종 합격을 했다.

그때부터 나는 연습생으로 몇 년을 보냈고, 노래하는 일만이 내 길이라 믿었다.


하지만 스무 살이 되던 해,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길이 정말 내 길이 맞을까?’

나는 늘 소심하고 생각이 많았다.

가수가 되기 위해 열심히 준비했고,

YMCA 서울 가요제 대상에 이어

전국 대회에서도 대상을 수상했지만,

솔직히 말하면 나는 멘탈이 유리처럼 약한 사람이었다.


무대 위를 누구보다 사랑했고,

노래하는 것도 진심으로 좋아했지만

그 세계 속에서 살아갈 내면의 단단함이 없다는 걸,

결국 스스로 인정하게 되었다.


기획사를 나온 후, 가진 돈은 100만 원.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이었다.

신림동 반지하 보증금 100에 월세 20만 원짜리

방을 얻고,

레스토랑 직원으로 일하며 다시 내 삶을 시작했다.


그 무렵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그와 연애를 시작하며, 좀 더 전문성 있는 직업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혼 준비를 하던 중, 우리가 계약한 웨딩홀의 실장님이 내게 웨딩플래너라는 직업을 권유해 주셨다.

그 인연으로 나는 웨딩홀 실장으로 일을 시작했고, 이후에는 내 회사를 세워 웨딩플래너로서의 길을 걸었다.


‘시작과 끝’을 함께하는 직업이 있다.

생명을 탄생시키는 산부인과 의사,

삶을 마무리하며 동행하는 호스피스 봉사자,

떠나는 길을 정돈해주는 장례지도사,

그리고 결혼이라는 인생의 중대한 전환점을 함께 설계하는 웨딩플래너.


이런 직업은 단순한 일이 아니라,

‘사람의 인생’에 깊이 관여하는, 책임과 자부심이 공존하는 길이다.

나는 지금 웨딩플래너 일을 쉬고 있지만,

그동안 만나왔던 수많은 커플들과의 소중한 기억,

그리고 내 삶에서 경험하고 깨달았던 이야기들을 이 책에 담아보고자 한다.


비록 내 개인적인 생각이

모두에게 완벽한 해답은 아닐지라도,

누군가에게는 따뜻한 조언이 되고,

작은 길잡이가 되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글을 쓴다.


웨딩플래너로 일했던 13년은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기였다.

신혼여행을 다녀오며 내게 선물을 챙겨주던 신부님들,

그들의 결혼식이 끝나고도 오래도록 연락을 주던

고마운 인연들.

나는 누군가의 인생에 영원히

기억되는 사람이 되고 싶었고,

그런 마음으로 매 순간 최선을 다했다.


이제는 솔직하고 진솔한 글로,

그 시간들을 다시 꺼내어 보려 한다.


이 책에서는 조금은 내 방식대로,

때로는 고집을 부리더라도

진심 어린 문장들을 남기고 싶다.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들,

준비보다 더 중요한 것들을,

이제 천천히 꺼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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