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처음 보는 그 사람, 내 사람이 될 수 있을까

by 유다람

우리는 빠르면 10대부터 연애를 시작합니다.

그 시절엔 누구나 말도 안 되는 이상형을 꿈꾸곤 하죠. 하지만 막상 현실에서 누군가를 만나보면, 그 이상형은 대부분 허상에 가까웠음을 곧 깨닫게 됩니다.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저는 어린 시절, 아버지가 쉐프셨습니다. 늘 욱하는 성격의 아버지를 보며 ‘쉐프와는 절대 결혼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지요. 말투가 부드럽고 웃는 모습이 따뜻한 사람, 그리고 쉐프는 절대 안 된다는 철칙을 가슴에 품은 채 고등학교 시절 내내 노래하듯 외쳤습니다.

그런데 저는 결국 쉐프와 결혼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저의 남편은 제가 원하던 그 따뜻한 성품을 고스란히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긍정적이고 온화한 성격의 그는, 저와 함께 서로의 단점을 고치기보다는 보완하며 살아가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그건 아마 17년이라는 시간 속에서 우리가 함께 배운 지혜일 것입니다.


연애는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저는 너무 가볍게 시작하는 연애에는 반대하는 편입니다. 최소 몇 달, 가능하면 1년 이상은 그 사람을 지켜보며 알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뉴스를 보면 데이트 폭력, 이별로 인한 살인 같은 비극적인 사건들이 심심치 않게 들려옵니다. 그런 소식을 들을 때마다 저는 문득, 내 딸들에게도 이런 일이 닥치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휩싸입니다. 그래서 더더욱, 사람을 현명하게 구별할 수 있는 눈을 길러주고 싶습니다.

나의 시간을 진심으로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에게 쓰고 싶지 않으신가요?

누구나 만남을 반복하며 성장한다고는 하지만, 소모되는 감정과 체력은 분명 소중한 자원입니다. 저는 그래서 말합니다. 연애는 시간을 들여 천천히, 깊이 들여다보아야 한다고요.


그 사람이 잘생기거나 예뻐 보이는 건, 사실 그와 말이 통할 때입니다. 대화가 잘 통하고, 영혼이 닿는 느낌이 들면 외모는 자연스럽게 더 아름답게 보이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저는 첫 번째 조건으로 “말이 통하는가”를 봅니다.


두 번째는 그 사람의 말투와 성향입니다. 폭력적이거나 말이 거친 사람은 반드시 경계해야 합니다. 특히 운전 습관을 보면 사람의 인성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 번째는 나를 존중해주는 사람인지입니다. 나의 단점을 가스라이팅하거나 고치려는 사람이 아닌,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여주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매번 싸움 후 “미안해”라고 말하게 만드는 관계는 건강하지 않습니다. 나도 상대의 단점을 안아줄 수 있어야 하듯, 그 사람도 내 결을 존중해주어야 합니다.


네 번째는 미래지향적인 사람인가입니다. 돈을 많이 벌라는 뜻이 아닙니다. 자신의 일에 책임을 지고 있는가, 작은 약속을 잘 지키는가, 자신의 삶을 계획하고 성실히 살아가려는 의지가 있는가를 봐야 합니다. 저축 습관이나 성실성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됩니다.


다섯 번째는, 연애와 결혼은 함께 살아가는 일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한 사람에게만 희생을 강요하는 이기적인 사람이라면, 저는 단호하게 말하고 싶습니다. “그런 사람은 혼자 살아야 한다”고요.

밥을 먹을 때, 우산을 쓸 때, 캠핑을 갔을 때—내가 배려받고 있는지 살펴보세요. 작은 행동에 그 사람의 본심이 담겨 있습니다.

저는 종종 남성분들에게 말합니다. 여자친구와 캠핑을 가보라고요. 텐트를 함께 치고, 불을 지펴보세요. 옆에서 공주 대접만 받으려는 사람이라면, 그 관계를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진심으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가 흘리는 땀을 그냥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 땀을 함께 나누려고 할 것입니다.


사랑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진심이 오가는 만남은 인생의 가장 큰 선물입니다.

짝사랑으로 끝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꼭 말합니다. 고백을 하세요.

거절당하더라도, 당신의 진심을 표현하세요. 그 용기가 때로는 새로운 문을 엽니다.


좋은 관계는 나를 얼마나 잘 보여주느냐에서

시작합니다.

정신적으로 건강한 내가 먼저 되어야, 건강한 사랑이 가능합니다.

나를 가꾸고, 나를 채우며, 마음의 여백을 가진 사람에게 진짜 사랑은 찾아옵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을 알아가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생활에서 힘든 것도 결국 ‘관계’이니까요.

아마 그것은 평생 풀지 못할 숙제이자, 우리가 지고 가야 할 십자가일지도 모릅니다.


지금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용기 내어 고백하세요.

그리고 내 곁에 인생을 함께 할 사람이 있다면, 핸드폰을 내려두고 대화를 나누세요.

하늘을 함께 보고, 구름 모양을 이야기하세요.

그 시간이, 그 대화들이 결국 우리를 지켜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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