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슴도치 사랑

by 유인숙

아들들아—

커가는 너희를 바라보며

엄마도 조금은 다른 사랑을 배워보려 한다.

이제는 품에 꼭 끌어안는 사랑보다

조금은 떨어져 서서 미소 짓는 사랑을.


앞으론 우리, 고슴도치처럼 사랑해 볼까?

서로의 가시에 괜히 상처 나지 않도록

너무 바짝 붙지 않고,

한 발짝 물러서서 가슴으로 안아주는 사랑.


엄마라는 이름이

너희를 소유하는 자리가 아니라

언제든 돌아볼 수 있는 방향이 되기를 바란다.

오면 반갑고,

오지 않아도 서운함 대신 믿음을 두는

그런 여유를 가진 엄마로 살아가고 싶다.


우리의 시간은 한동안

나란히 달리는 평행선처럼 흘러가겠지.

각자의 세상에서 바쁘게, 치열하게.

그러다 혹시

숨이 차고 마음이 지칠 때가 오면


엄마는 거창한 종착역이 아니라

잠시 멈춰 갈 수 있는 작은 간이역이 되어주마.

따뜻한 벤치 하나 내어주고

말없이 손 한번 꼭 잡아주며

“그래, 잘하고 있어.”

그 한마디 건네는 자리.


눈빛만 봐도 너희 마음을 아는 엄마지만

그래도 넘지 않겠다.

딱, 그만큼만.

기댈 만큼만.

다시 걸어갈 힘이 날 만큼만.


사랑은 붙잡는 것이 아니라

기다려주는 것임을

이제야 배우는 중이다.


사랑한다,

우리 아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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