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여사의 그림일기 2"

그리움 되어

by 유인숙

그리움 되어..

내 어릴 적 어른을 꿈꾸며 자랐고

어른이 된 지금은 그 시절을 꿈꾸게 된다.

그 시절 그 곱던 엄마의 얼굴이

어느새 주름으로 가득하다.


문득 바라본 엄마의 흰머리에 가슴이 아려온다.

붉게 물들고 곱디고운 단풍잎이 되기까지

새싹이 되고, 아기 나뭇잎이 되고,

푸른 나뭇잎이 되어 싱그러움을 뽐냈겠지.

오늘 문득 거꾸로 7살이 된 엄마의 얼굴 속에

어린아이가 살고 있고..

천진난만한 여학생이 살고 있고..

수줍은 얼굴의 아가씨가 살고 있고..

무서울 게 없는 아줌마가 보인다.


그 모든 엄마의 얼굴 속에 내가 보인다.

야속한 세월이 말없이 흐르듯

언젠가 우리 가슴에 그리움만 남기고 가겠지.

햇살 참 좋은 오늘처럼만, 이 모습으로,

남아 있기를 고개 숙여 기도해 본다.


유 인 숙

8.jpg


이전 04화"권여사의 그림일기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