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을 가까이하고, 나쁜 사람을 멀리
좋은 인생이란 무엇인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전제를 떠올려보면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좋은 인생이란 생각이 든다. 영화 <캐스트 어웨이>에서 보면 주위에 다른 사람이 없는 삶은 혹독하다 못해 참혹하다. 자신의 손자국이 찍힌 배구공에 인격을 부여해 대화하는 모습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만약 무인도와 같은 환경에서 혼자 살아간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상상만으로도 모든 것이 무의미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생택쥐패리의 <어린 왕자>의 사막에서 만난 비행사도 도시의 외로운 인간의 모습을 대변하지 않는가. 사막에 모래가 많은 것처럼 도시에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자신에게 의미가 있는 사람은 결국 주변 사람이다. 주변에 얼마나 좋은 사람이 있는가에 따라 삶의 모습이 달라진다고 말할 수도 있다.
좋은 사람이 곁에 있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기고, 나쁜 사람이 주변에 존재하기만 해도 피곤한 일이 생긴다.
최근 가장 많이 생각하는 말이다. 좋은 사람, 내가 존경하는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은 무척 행복한 일이다. 존경하는 사람에게 받은 선물은 짧은 글로 표현하기가 무척 어렵다. 서른 살쯤 만난 나의 멘토는 만날 때마다 한 가지씩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얼핏 들으면 대단한 이야기도 아닌 것 같지만, 그 속에는 심오한 철학이 담겨있었다. 물론 어린 나이의 나는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 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 , 그 의미를 깨달은 후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고 말하는 것이 솔직한 표현이다. 존경하는 사람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한 끼를 대용할 떡 정도가 아니다. 수많은 상황을 접해야 하는 인생의 여정에 지침서와도 같았다. 15년 이상 받은 인생의 선물도 많은데, 물건을 살 때 용돈을 주기도 한다. 용돈을 주는 일이 많은 나이가 되어버린 나에게 악기 살 때 보태라고 적지 않은 용돈을 받는 경험은 특별했다. 그야말로 좋은 사람을 곁에 두니 자다가도 떡이 생긴 것이다.
난 절대 가르치지 않는다. 다만 이야기할 뿐이다.
-몽테뉴
자신의 가치관과 맞지 않는 이야기를 하면 경계하거나 아예 듣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다.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을 떠나서 자신에게 좋은 말을 하는 사람과 나쁜 말을 하는 사람으로 나뉘는 것은 아닌지 모를 정도다. 사람에 따라 자신에게 정말 중요한 조언을 해주는 것을 나쁘게 말한다고 느낄 수도 있다. 이야기하는 사람의 의도와는 다르게 결국 듣는 사람의 판단으로 결과가 남는다. 그래서 좋은 사람을 곁에 둔다는 일이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만인에게 좋은 사람이란 없다. 자신에게 좋은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고 느낄 뿐이다. 유발 하라리의 <호모 데우스>를 읽어보면 사람이 생화학적 전기 자극에 의해 판단하는 존재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우리가 이성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 감정이란 존재하는가? 일종의 패턴에 의해 살아가는 것은 아닌가? 읽는 내내 가치관의 혼란이 올 수도 있다. 좋은 사람이라고 느끼는 것은 자신의 뇌파에 긍정적인 전기 신호를 주는 사람이고 나쁜 사람이라고 느끼는 것은 부정적인 전기 신호를 주는 사람이란 이야기인가?
유발 하라리의 책을 읽거나 가치관에 관한 고민에 빠질 때면 '올바른 방향'에 관한 생각이 함께 따라온다.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세상에서 과연 올바른 방향이란 무엇일까.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 좋은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 좋은 사람과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 때론 혼자 보내는 시간이 즐거울 수도 있지만, 그럴 땐 사색을 즐길 수 있다면 좋을 일이다.
적어도 거짓말을 일삼는 자를 주변에 두는 것은 무척 피곤한 일이다. 선의(善意)의 거짓말인 경우를 제외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거짓을 일삼는 자가 주변에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피곤한 일이 양산된다. 도무지 마음의 평화를 느낄 수가 없다. 아니면 말고 식의 거짓말로 인하여 처리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을 겪은 사람이라면 어떤 말인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좋은 사람을 주변에 두려면 좋은 사람이 되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그러나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해도 주변에 존재하는 나쁜 사람으로 인한 피곤한 일을 피할 수는 없다. 그것 또한 인생의 무게라고 생각하며 뚜벅뚜벅 걸어갈 뿐이다.
-유병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