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기 소년과 늑대
"늑대가 나타났다!"
<양치기 소년과 늑대> 이야기는 많은 사람에게 알려져 있다. 양치는 소년은 지루함을 느끼며 거짓말로 늑대가 나타났다고 소리쳤다. 마을 사람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양치기 소년에게 달려갔다. 하지만, 늑대는 없었고 양치기 소년은 헐레벌떡 뛰어온 마을 사람들을 보며 웃었다. 같은 상황을 한 번 더 반복했다. 그리고 정말 늑대가 나타났을 때엔 마을 사람들은 양치기 소년에게 달려가지 않았다.
거짓말은 쉽다.
자신이 알지 못하는 분야나 상황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 사람은 상대의 말이 진실인지 거짓말인지 알 수 없다. 그래서 전문가나 잘 아는 사람을 찾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라고 해서 꼭 신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나의 현상에 관한 두 가지의 견해가 있다고 가정할 때.
"A는 이렇게 말했고, B는 저렇게 말했습니다."
"그럼 B의 말이 맞을 겁니다."
위의 대화를 보면 평소에 B가 더욱 믿음직한 사람이란 것을 예측할 수 있다. A와 B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다시 조언을 구할 수밖에 없다. "그럼 B의 말이 맞을 겁니다."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하지만, 타인과 소통하지 않는 사람은 조언을 구할 사람이 없다. 거짓말을 일삼는 사람에게 누구와도 소통하지 않은 채 홀로 고립된 사람처럼 속이기 쉬운 상대는 없다.
말은 행동보다 쉽다.
아니면 말고(https://brunch.co.kr/@yoodluffy/124)에 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거짓말을 일삼는 자들이 가지고 있는 태도 중의 하나가 '아니면 말고'이다. 어떤 이야기를 툭 던지고, 상대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살핀다. 보이는 반응에 따라 어떻게 이용 해먹을지 계산한다. 신기할 정도로 이런 계산은 정말 빠르다. 다혈질 성격의 소유자에게는 화를 돋우는 이야기를 하고, 질투가 많은 사람에게는 은근히 타인의 자랑을 하는 식이다. 아닌 척하며 자신이 원하는 바를 타인이 대신하도록 뒤에서 조종하려고 든다. 때론 싸움을 붙인 후 말리는 역할을 자청하기도 한다. 이런 사람의 특징은 스스로 뭔가 하는 일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험담이나 귓속말을 즐겨하고 가끔 만나는 사람 앞에서는 사교적인 것처럼 가장한다.
주변에서 보면 딱 봐도 거짓말이란 것을 알 수 있는데, 번번이 속는 사람이 있다.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는 사람에게 왜 속는 걸까? 물론 진실을 말해줘도 듣는 사람은 자신이 유리한 대로 해석할 수 있다. 진실을 받아들인 후의 결과가 감당이 안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때론 애써 외면할 수도 있지만,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다 보면 알고도 모른척하는 단계에 이를 수도 있다. 일종의 스톡홀름 증후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스톡홀름 증후군은 다음과 같은 네 가지의 조건이 있다고 한다.
1. 생존 위험 감지
2. 가해자 이외의 사람들로부터의 고립
3. 가해자의 친절함 자각
4. 가해자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 인지
[참고자료] http://naver.me/Gnq9dmHf
나중에는 거짓말을 진실로 믿고, 진실을 말하는 사람을 거짓말쟁이로 몰아가진 않을는지. 하긴 거짓과 이간질은 문학의 오랜 소재이기도 하니 영영 사라지진 않을 것 같다. 앞으로도 속이는 자와 속는 자가 있고 진실을 밝히려는 자가 존재할 테니까. 역사도 진실과 거짓의 싸움이 아니었던가.
이번만큼은 진짜라고 말한다면 그 말 역시 거짓말일 확률이 높을 것이다. 설령 양치기 소년처럼 정말 늑대가 나타났다고 이번엔 진짜라고 해도 그 말을 믿어줄 사람이 있을까.
유병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