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수상록

내일 눈이 내릴까?

예측이 불가능한 미래에 대한 일을 한 후

by 유병천


등산에 관심을 가진 후 일기예보를 자주 확인한다. 날씨에 따라 산행 여부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말의 날씨를 월요일부터 확인한다. 하루 후의 날씨는 비교적 잘 맞는 편이지만, 주말 날씨 예보는 자주 바뀐다. 지구 온난화 때문인지 환경 문제인지 최근에는 더욱 예측이 어려운 것 같다. 겨울철에는 기온 외에 눈 예보에 더욱 민감해진다. 눈이 내리면 산행 대신 다른 일정을 잡는 편이 낫기 때문이다.


눈 예보는 개인의 일정에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도로 교통에도 영향을 준다. 특히 폭설이 내린다는 예보는 많은 사람을 긴장시킨다. 자동차 운전을 하는 사람에게 눈은 불편한 손님이다. 피할 수도 없고 어쩔 수 없이 맞이해야 한다. 고무로 된 타이어는 눈을 만나면 미끄러지기 십상이다. 운전자는 잔뜩 긴장할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염화칼슘으로 도로에 쌓인 눈을 녹이는 방법으로 제설한다. 물론 눈이 내린 후 강한 추위가 계속되면 다시 얼어버리지만, 당일에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 같다. 폭설 예보가 된 상황에 예방조치를 하지 않아서 언덕길을 오르려는 차량의 추돌사고 영상이 방송과 인터넷을 통해서 퍼져나간다.


1. 밤새 폭설이 예보된 상황에서 미리 제설(염화칼슘을 뿌리는 작업)을 하지 않았다.

다음 날, 눈길에 차량 사고가 발생하고 도로마다 교통체증으로 주차장을 연상케 한다. 택시를 탄 남자가 제설을 안 했다며 투덜거린다. 차라리 걸어가는 것이 빠르겠다며 택시비를 결제하고 내린다. 급한 마음에 발걸음을 재촉하다 눈길에 미끄러져 넘어진다. 다행히 아픈 곳은 없지만, 롱 패딩이 살짝 찢어져 오리털이 날아다닌다. 옷 수선에 필요한 비용과 시간이 생각나서 짜증이 밀려온다.


2. 밤새 폭설이 예보된 상황에서 미리 제설(염화칼슘을 뿌리는 작업)을 시행했다.

일주일 전에 내린 폭설로 인하여 당황한 공무원 A 씨는 폭설 예보에 제설 작업을 서두른다. 관내 제설 장비를 총동원해서 거리마다 염화칼슘을 뿌렸다.

다음 날, 예보와 다르게 날씨는 화창하고, 눈은 전혀 내리지 않는다. 택시를 탄 남자가 일기예보를 믿을 수 없다고 투덜거린다. 택시 기사는 도로에 뿌려둔 염화칼슘 때문에 차가 망가지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고 맞장구를 친다. 저게 전부 나라 세금인데, 막 뿌렸다며 아깝다고 한 마디 거든다.


물론 위 상황은 상상으로 썼다. 일어날지, 일어나지 않을지 모르는 일에 대하여 우린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사람마다 주변 환경과 상황은 모두 다르다. 그래서 선택은 어렵지만, 지나간 일에 관하여 말하는 것은 쉽다. 눈이 내릴지 내리지 않을지, 부동산 가격이 오를지 내릴지, 주식 시장이 오를지 내릴지, 양파 가격이 오를지 내릴지, 코로나19로 인하여 군대에 간 아들이 휴가를 나올지 안 올지 등 궁금한 것은 많지만 답은 어렵다.


예측이 어려운 미래에 관하여 어떤 일을 한다. 그 결과를 보고 욕하는 사람과 이해하는 사람의 차이는 무엇인가? 저작을 만드는 사람보다 주해를 다는 사람이 많다는 몽테뉴의 말처럼 남 말하기 좋아하는 습성 때문일까. 일 자체보다 일을 하는 사람, 혹은 그 기관에 관한 신뢰의 문제 때문이라는 생각이 더욱 강하게 든다.


이럴지 저럴지 고민을 중단하고 눈이 내리지 않으면 산에 오르고, 눈이 내리면 집에서 책을 읽으며 칼국수 한 그릇을 먹고 저녁엔 막걸리를 한 잔 마시기로 하자.



유병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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