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의 태도 1
부자들은 태도가 다르다고 말했을 때 후배 동료가 물었다.
"어떻게 다른가요?"
질문을 받자 뭐라고 시원하게 대답할 수 없었다.
"뭐랄까. 좀 달라."
그 후 부자의 태도에 관해서 메모했다. 많은 사람이 부자가 되길 원하지만 부자가 되는 일은 쉽지 않다. 적어둔 메모를 꺼내어 한 가지씩 살펴보려고 한다. 물론 모든 부자가 같진 않을 것이다. 내가 만난 사람들을 보고, 듣고, 느낀 점을 위주로 말하려고 한다. 그 첫 번째 이야기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황이다.
가난한 사람은 '그까짓 것 얼마나 한다고!'라고 말하고,
부자는 의미 없이 돈을 쓰지 않는다.
김아무개는 한 시간 동안 인터넷을 뒤져서 가장 저렴하게 물건을 파는 곳을 찾아 이천 원을 아꼈다. 열 번 배달시켜먹은 후 쿠폰을 열심히 모아서 치킨 한 마리를 공짜로 먹을 수 있었다. 김아무개는 평소 자신이 엄청 알뜰하게 산다고 생각한다. 그런 김아무개가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난다. 술이 한두 잔 들어간다. 부자 배우자를 만난 친구의 이야기에 질투심이 불타오른다. 해외여행 다녀온 이야기를 듣고 다시 한번 짜증이 올라온다. 그리고 생일 선물로 외제차를 사줬다나. 김아무개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술에 취한다. 헤어질 시간이 되어 돈을 걷어서 내자고 하는 다른 친구의 말을 듣고 김아무개가 소리친다.
'아냐! 여기는 내가 쏠게!'
자랑하던 여자도 돈이 제법 나왔다며 나누어 내자고 말한다. 김아무개는 속으로 '자랑질했으면 네가 내던가!'라고 생각하지만 차마 말하지 못한다. 그리고 다시 소리친다.
'이 정도쯤이야! 나도 낼 수 있어!'
자리에 모인 친구들은 서로 쳐다보며 어깨를 들썩거린다. 친구가 산다는데 싫어할 이유나 말릴 이유는 전혀 없다. 잘 먹었다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계산서를 본 김여사는 경악한다. 네 명이 먹었는데 무려 십오 만원이 찍혀있다. 자존심도 있고, 큰 소리도 친 후라 울며 겨자먹기로 계산하고 나온다.
술값을 낼 때 물건을 사려고 인터넷을 뒤지던 시간과 열심히 쿠폰을 모으는 것은 생각나지 않는 모양이다. 친구에게 밥이나 술을 살 수도 있지만, 명분도 없이 자존심 때문에 돈을 쓸 필요가 있을까? 사실 나도 부자 친구를 만날 때 자존심 때문에 밥을 산 적이 자주 있었다. 돈에 여유가 있던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부자는 더 부자가 되나 보다. 돈 없는 사람까지 밥을 산다고 하니.
부자는 욱하는 기분을 참을 줄 안다.
내가 아는 부자들은 충동적 구매를 하지 않는다. 좋아 보이는 것과 좋은 것을 구분할 줄도 안다. 그들이 선택하는 것은 좋아 보이는 것이 아니라 좋은 것이다. 질투, 타인의 시선 의식, 자존심, 돌발적 충동으로 돈을 쓰는 일은 없는가? 돌아볼 만한 일이다. 혹자는 말할지도 모른다. 너무 계산적으로 살면 재미없지 않냐고. 내가 이야기하는 바는 계산적인 사고가 아니다. 충동에 관한 이야기다.
유병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