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현 작가의 <두 개의 달>을 읽고
<두 개의 달> 제목을 봤을 땐, 덴고와 아오마메가 떠올랐다. 다른 세계의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은 제목이다.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까 생각하며 책장을 넘겼다. 중간 정도 읽다가 이 책이 언제 나왔는지 궁금했다. 저작권 표시를 보니 초판이 2018년 4월 18일이라고 찍혀 있었다. 코로나 19가 유행하기 훨씬 전이었다.
책 제목처럼 주인공이 차원이 다른 두 개의 세계에서 겪는 일을 담고 있다. 우연히 다른 차원으로 넘어간 주인공이 겪는 일이 흡사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코로나 유행 시대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아웃브레이크>나 <감기>에서도 바이러스의 위험에 대한 경고를 했다. 특히 1995년에 개봉했던 <아웃브레이크>의 설정은 <두 개의 달>과 맞닿아 있다. 하지만, 바이러스에 대한 경고에서 끝나지 않는다. 사고라는 이름의 부실공사.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질문을 던진다. '사람들이 살고 죽는 걸 운으로 설명할 수 있어?' 소설 속 살인무기로 개발한 바이러스도 인간이 만들어낸 재앙이다. 운이 나빠서 재앙을 마주하게 된 걸까?
"왜? 저 고가도 공사하다 그만둔 거야?"
"아니. 부실 공사로 무너졌어."
"그래?"
"저기서 죽은 사람들도 운이 없었던 거야?"
"아니, 내 말은 그런 뜻이 아니라."
"사람들이 살고 죽는 걸 운으로 설명할 수 있어?"
-p79
지구의 자정작용으로 바이러스를 퍼뜨린다는 소문도 있다. 하루가 다르게 줄어드는 빙하.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플라스틱 쓰레기, 편의성이라는 이름 아래 인간은 자연을 파괴하고 있다. 미국의 전 부통령 엘 고어의 외침도 잘 들리지 않는 모양새다. 어떤 사람은 인간이 다른 동물의 영역을 침범해서 생기는 문제라고도 한다. 다른 동물에 살고 있던 바이러스가 인간을 숙주로 옮겼다고 말이다. 원인의 중심에는 인간이 있다.
바이러스가 변종을 일으키면 현재 쓰이는 치료제나 개발 중인 백신은 모두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 변종 바이러스는 치료제에 내성을 갖고 있거나 독성이 더 강해져 사망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p97
과학의 유용성과 편의성에 길들여진 인류에게 과학이 답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우린 어떻게 해야 할까?
-유병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