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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병천 Oct 21. 2018

다르게 보낸 시간

-모순 속에 사는 우리

 지구에서 사는 사람은 같은 시간을 보낼 수 없다. 공평하게 주어진 시간이지만 우린 각자 다른 모습으로 시간을 보내며 살아간다.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은가에 관한 정답은 없다. 하지만 아래와 같은 상황에는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까?

 

'열심히 일하고 공부한 사람과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시간을 보낸 사람이 평등을 요구할 수 있을까?'


김 <공부한 시간-------------><즐긴시간>
이 <공부한 시간--------><즐긴시간----->
박 <공부한 시간><즐긴시간------------->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시간이 지나면 능력이 달라진다. 열심히 자신의 분야를 연마한 사람과 과거의 기술에 만족하며 살아간 사람과의 능력은 분명히 달라진다. 시간이 지날수록 김은 박보다 능력이 나아진다. 박은 그렇게 벌어진 시간의 갭을 좁히려면 무엇이 우선일까? 여기에서도 모순이 발견되는 것이다.


행복하게 살려면 현재에 충실하라.
미래를 준비하려면 내일을 위해 오늘을 투자하라.

이렇게 우리는 모순된 진리 속에 살고 있다.
그럼 미래를 준비하면서 행복하게 사는 방법은 무엇일까?

 쇼펜하우어는 자신의 책 <인생론>에서 동물은 현실을 가장 현실답게 살아간다고 이야기한다. 현재에 충실하면 우린 동물처럼 살게 되는 것일까? 어쩌면 인간은 동물이면서 동물처럼 살지 않기 때문에 불행을 겪지는 않을까? 스티븐 코비는 '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라고 말한다. 삶도, 가족도, 동료도, 고객도, 친구도 모두 소중하다. 무엇을 먼저 하란 말인가. 메슬로우가 욕구의 단계를 정한 것처럼 소중한 것에도 단계를 정해서 자신에게 맞는 삶을 살아가야 할까.


 걱정만 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단 즐기든 일하든 공부하든 어떤 것 하나를 택하는 것이 훨씬 나아 보인다. 시간이 지난 후에야 '그때 뭘 할 걸.'하고 후회하는 수밖에. 모순을 극복할 방법이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다만 그 둘을 다 하며 살아가려고 노력할 뿐이다. 무엇이든 뚫을 수 있는 창이 이길지, 무엇이든 막을 수 있는 방패가 이길지. 정답을 모르는 질문을 생각하며 병정처럼 살아갈 뿐이다.


유병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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