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방향
대충대충 마무리짓고 건성으로 넘어가는 것이 우리 쪽의 부족한 점이다. 상품 제조에서부터 작품 읽기에 이르기까지 널리 퍼져있는 고쳐야 할 관행이다. 말에 대한 엄밀성은 언어 동물인 인간이 가꾸어야 할 첫 번째 기율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글자 한 자의 빠춤이나 더함이 전 세계의 파멸을 의미할 수 있다>는 것은 탈무드에 보이는 말이다. 유태인의 지적 성취의 기초를 보는 듯한 감이 들지만 어쨌거나 시의 경우엔 신통히 들어맞는 금언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언어에 대한 엄격성은 자연 앞에서의 경건함과 마찬가지로 인간 품성의 도야와도 연관된다. 두려움을 모르는 방자한 사람들이 말을 함부로 쓰는 것이다. 말과 글은 사람이다.
-유종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