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을 다했어! 정말 열심히 했다고!
살아가면서 제법 많이 하는 말 중 하나가 '최선을 다했어.' 혹은 '열심히 했어.'라는 말이다. 최선이라는 명사와 열심히라는 부사는 서로 닮아있다.
개인이 처한 상황이나 환경에 따라 최선이나 열심히의 의미는 달라진다. 오랜 투병생활로 거동이 어려운 환자에게는 일어서는 것 자체가 커다란 도전이다. 조금씩 몸을 움직이고 열심히 노력한 결과 주변 사람의 도움을 받아서 일어날 때 큰 박수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건강한 신체를 가진 사람이 일어섰다고 해서 박수를 받진 못할 것이다.
다름을 인정하는 것을 강조하는 사람이라도 '열심히'의 차이를 간과하는 경우가 있다. 어떤 사람은 작은 일을 하더라도 대단한 일을 한 것처럼 느낀다. 타인이 볼 땐 별 것 아닌 일이라도 말이다. 자신의 생각엔 열심히 한 것 같은데 다른 사람은 그리 열심히 하지 않는다고 판단할 수 있다. 미켈란젤로는 너무 높은 목표를 잡는 것보다 너무 낮은 목표를 잡고 그걸 달성하고 만족하는 것이 더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나마 행동하고 실천하는 사람은 양반이라고 할 수 있다. 말로만 열심히 하거나, 말로만 최선을 다하는 사람도 많다. 그런 사람은 말로는 정말 많은 것을 해낸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드러나는데 순간을 모면하려고 열심히 한다고 말한다. 열심히란 단어 뒤에 숨어서 살다가 결과가 드러날 때 그 상황에서 도망치곤 한다. 더는 도망갈 곳이 없을 경우엔 스스로 고립되어 외톨이가 된다. 인간이 사회적인 동물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해서 새로운 사람을 찾아 나선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도 습성이 변하지 않는 한 같은 일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 자신의 문제를 인식하지 못한 채 타인의 문제를 발견하는 데 더욱 우월할 테니까.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정말 많은 일을 감당하며 살아가는 여주인공 이지안(아이유)의 대사가 인상적이다.
지치지 않았는데 어떻게 잠이 오지.
-이지안(아이유), 드라마 <나의 아저씨>
세상에는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이 정말 많다. 하루하루 고통을 견디며, 어려운 상황을 감당하며,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해내며...... 신기하게도 그런 사람들은 열심히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말할 기운조차 없는 걸까.
어떤 사람의 인생을 옆에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숙연해질 때가 있다. 그다지도 무거운 삶의 무게를 어찌 감당하고 살아가는 걸까. 나는 과연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고 있는 걸까. 자주 사용하는 단어를 마주할 때도 많은 생각이 찾아온다. 타인을 이해할 수는 없지만, 이것만은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열심히 한다고 말하는 것과 열심히 하는 것은 다르다.
유병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