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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독 Jan 21. 2019

190121

처음 브런치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매일 글을 쓰기 위함이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또는 이런저런 핑계들로 제대로 된 글을 쓰지 않게 된지 어언 3년.

다시금 키보드를 잡아보고 싶어도 무엇을 써야하는가? 에서 항상 막혔다.

소설을 주로 쓰는 나는 항상 생각했다. 내가 쓰고 싶은 글의 소재. 

아무리 책상 앞에서 진지한 표정으로 백지인 한글 창을 들여다봐도 도통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문득 이런 생각에 다다랐다. 


그렇다면 내가 생각하는 ‘제대로 된 ’소설은 뭐지? 


[참신한 소재에 엄청난 필체에 탄탄한 스토리와 곳곳에 숨은 복선을 완벽하게 풀어내는 완결까지.]


글을 놓은 3년 동안 나는 항상 글을 쓰고 싶을 때면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모니터에 띄워져있던 한글을 매번 종료시키곤 했다. 


‘나중에 참신한 소재가 생각나면…. 재밌는 스토리와 설정을 구상하면….’


그때 쓰자- 라고 한지 벌써 3년, 그리고 2019년이 된 지금 4년째가 지나고 있다.


이제야 깨달았다. 생각만 하며, 실천하지 않는 것은 정말로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변하는 것도 없다고. 


인생을 살면서 엄청난 이벤트가 있어야 한다거나, 파란만장한 에피소드가 있어야한다거나, 뭔가 특별한 일이 있어야지만 글감이 된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그건 잘못된 생각이었다.


언제나처럼 변함없는 일상에서도, 나는 충분히 글감을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이었다.


한번은 그런 적이 있었다. 친구를 기다리며 주차 되어있는 자동차 창문을 거울삼아 얼굴을 비췄던 적이 있었다. 선팅이 너무 까맣게 되어있어 나는 당연히 안에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고, 거울처럼 내 얼굴을 들여다보고 있었는데 문득 사람의 눈동자와 시선이 마주쳤다.

자세히 보니 차 안에 사람이 타고 있었던 것.

나는 너무 당황스러워서 황급히 그 자리를 떠났고 놀란 가슴을 가라앉히면서도 생각했다.


‘보이는 게 다가 아니구나.‘


나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한 소설을 써냈다. 

학교에 지각을 한 주인공은 다급한 상태였다. 하지만 외모에 신경을 많이 쓰는 주인공은 집 앞에 주차되어 있던 선팅이 짙은 차 창문을 거울 삼아 보았고 곧바로 학교로 뛰어갔다.

주인공은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본게 있다면 창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이 늦잠을 자서 다소 부었다는 것 정도. 하지만 주인공은 모르는게 있었다. 까만 차 창문 너머엔 사람을 죽이고 있는 살인자가 있었다는 것을. 

이렇듯 주인공은 보지 못했지만, 살인자는 주인공을 보았다. 

이러한 소재를 중심으로 풀어낸 이야기가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그때의, 내가 겪었던 경험이 없었더라면 만들어 낼수 없는 이야기였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나는 인생을 살면서 쓸모없는 경험은 없다고 생각했다. 

보잘 것 없어보이는 경험이라도 다 나의 피가 되고 살이 되고 뼈가 된다는 생각으로 나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 내가 느꼈던 감정들이나 상황, 나만이 알고 나만이 만들어낼수 있는 나의 삶 속에서 글감을 찾고 모아 다시금 글과 친해져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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