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이야!’
칼국수 먹고 2층에서 걸어 내려오다 도깨비를 만났다.
마지막 밥알이 넘어가기도 전에
보자마자 뒤로 자빠질 뻔했다.
누군가 잠시 먼 산(?)을 바라보거나 통화(?)하다 두고 갔을 우산이
매우 안정된 자세로 서 있었다(비 예보도 없었는데).
어둠이 몰려오면
매듭이 풀리고 우산살이 기지개를 켜면서
짠~! 하고 도깨비의 활동이 시작된다.
칼국수 머리를 하고 풀풀 국산 밀가루를 날리면서 토종 티 팍팍 내는.
검은 별 사이를 활보하며 터진 마음을 표현할 것임을
내리막 스무 개 남짓한 계단에서 상상했다.
도깨비 녀석을
우산으로 변장한 되바라진 형태로 마주치게 되니
나도 모르는 나의 우산들이 구석으로 먼지 되어 쌓인다.
아니 칼을 간다.
‘잘 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