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사물을 보며 의미를 짓는다.
사물은 주변에 흩뿌려진 것이고
대지 위에 퍼즐 맞추기라도 하듯이 바라보며
짧은 경험을 긴 사고로 동여맨다.
전봇대에는 벌레 아닌 벌레가 여럿 붙어산다.
밋밋한 배 밑바닥에 따개비가 살듯 온갖 것이 붙어 쓰러질 듯도 한데
어림없다.
전봇대 중간에 점검 및 수리를 위한 의자(여름용은 아니겠지)가
하나 달라붙었다.
사선으로 의자를 받치고 있는 두 봉이 머리를 흔들어 버릴 줄이야.
온전한 안전을 위해 인간 중력을 끌어다 평형을 맞추는 역할이
있을 것이다.
또 하나, 인간이 전봇대를 끌어안고 버티는 상황이 있을 것이고.
이 상황이 주파수 파형처럼 왔다 갔다 새롭게 느껴졌다.
어떤 기준이라는 상황이 늘 의문이고
절대라는 증명도 어려운 세상이다 보니
애당초 기울어진 사고로 세상의 과학에 돌진해 냅다 사고를 친다.
사실 결착과 시간을 버무리면 앞서 본 두 상황 모두 일어날 수 있다.
그날에
아무런 행위가 없는 모습 하나가
가을바람과 치대며 씨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