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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광식 Jun 20. 2023

속 타는 꽁무니

어스름한 퇴근 시간대 자동차들의 움직임은

마치 불나방과도 같다.

집을 향해 내달리는 자동차의 흐름이 잽싸고

저녁을 데우는 마음이 어두운 밤을 부풀린다.


만수산 고개는 억센 길이고 그 중턱에는 소방서가 있다.

불이 나면 만수산의 여러 물기둥을 뽑아 현장으로 내달릴 것이 틀림없다.

어디서 온 작은 불씨일까? 공교롭게도 금요일이다.


이웃 도시 김포에서 수로 타고 떠밀려 왔는지

지금은 인천이지만 옛 김포인 검단에서 김포 사랑을 돌린다.

금세 부추김을 당할 뻔했다.

자칫 검단과 김포 사이에 스파크라도 인다면 큰일일 것이다. 


실제로 불이 나면 모두가 함께 ‘불이야~’라고 외친 후

출구를 찾아 낮은 자세로 피난해야 한다.


금요일 저녁, 검단과 김포 사이에 불이라도 나면

모두가 함께 ‘썸이야?’라고 외치고

원인 발생지로 몰려가야 하는지

아주 잠깐 녀석의 꽁무니를 따르고야 말았다.


아직도 김포 시절의 느낌표(?)가 구르는 걸 보면서

나도 모르게 강 건너 불 보듯

건너지도 않을 철도 건널목에 서 있는 기분이 든다.


‘나는 어디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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