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에 물이 불어난 한강으로 나섰다. 그날은 비가 소강상태였고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었다. 강물은 혹여 자연 청소부가 쓸고 지나간 것처럼 탁해져 있고 수위가 산책로까지 올라와 있었다. 가끔 물녘에는 얼씬도 하지 말라고 어른들이 말씀하신다. 사실 바닥도 미끄럽고 향도 비릿하고 괜한 낭만에 젖어 몽롱해지는 사이 사고가 날 것도 같다.
선유도를 앞에 두고 사람들이 모여 있다. 이곳은 매미 보트 영업소다. 세계에는 총 3,000여 종의(어떻게 셌는지) 매미가 산다고 하니 각기 다른 소리를 당연히 낸다. 그렇다 해도 보트의 종류가 너무 많다. 우리나라는 3, 5, 7년마다 탈피하고 한 철 지내는 매미가 많고 외국의 경우에는 13년, 17년 등 장기간 땅속에서 몸집을 불리고 나오는 종이 많다고 한다. 소수 주기로 등장해 천적과의 만남을 회피한다는데 어쩌면 그들은 계산에 능한 경제학자 혈통이 아닌지 수상쩍다. 아무튼 영업소 하나 정도는 누워서 떡 먹기로 차렸다.
얼음 각설탕 같은 육교 승강기에 홀린 다음 한강에서 매미 보트를 타는 것도 나쁘지 않다. 오히려 매미의 출현이 많다는 것에 안심해야 할 것이다. 비록 선유도에 당도하지는 못했으나, 땅속 오랜 침묵만큼이나 소란스러운 매미 보트를 타며 12살 때 딱 한 번 유람한 서울의 여름 기억을 되새겨 본다. 이 여름 환경을 기록하는 탑승(예매 불필요)이 좋다. 어디 멀리 말고 한강에 나가 헛소리처럼 들리더라도 매미 보트 타고 서울, 아니 지구 한 조각 들추어 보면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