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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광식 Jun 12. 2024

눈물 유전

어느 문화회관 건물 외벽에

철옹성 같은 벽을 부수어 네모난 구멍을 뚫었다.

회관은 오랜 공사를 거쳐 연말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란다.


밀레니엄 시절을 지나오며 

문화, 예술, 교육, 마을, 거버넌스, 명품, 청년, AI 개념 등이 

우리 사회에 백신인 척 주입되었다.

쉽게 혹은 가깝다는 의미로는 좋았다. 그리고 식상했다.  


답답한 속내를 털어내는 산속 신속 비상구일지도 모르나

구멍 뒤로 재차 조여 오는 사회와 지역의 현실은

소리 없는 하얀 폭포로 말을 건네는 듯하다. 


창작자 입장에서 창턱에 걸터앉아 아래를 본다. 

뒤-바퀴 굴러 한-바퀴 나아가는 지난한 과정으로 

넘실대는 짝퉁 세력의 부대낌과 비례 증식하는 고독을 부여잡고 

두 눈 부릅뜨며 한 길을 간다는 것이 

가끔은 얼마나 허송세월인지 모른다.


사실 발전이니 최고니 하는 말은 결코 수 없는 뭔 길? 

(그럴 생각도 없다)


이 시절 내 장소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어떻게 즐거울 수 있을까?

큰맘 먹고 장소를 시추하는데 눈물 유전뿐이다. 

(올해는 오래가지 않는다. 눈물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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