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학동, 2014
슬프게도 자동차 없이 돌아다니기 어려운 세상이다.
하늘에서는 비행기와 로켓이 가로세로 뜨개질하고
지상에서는 다양한 수단이 엉기고 붐빈다.
움직이는 대상을 멈춰 놓을 적에 비로소 긴장하기 마련이다.
주차 공간이 부족한 오래된 구시가지 주택가는 정글이나 다름없다.
생각 없이 무심코 들이댔다간 이후 닥칠 상황을 감수해야 한다.
안내는 없지만 누가 봐도 기운이 서린 한 자리!
아기 코뿔소들이 회색길 따라 아장아장 맨발 걷기 중이다.
혹시 상자, 테이프, 옷걸이로 만든 케이지(cage) 속에는 그놈이?
내 연약한 궁둥이 멋모르고 괜찮겠다 들이댔다가는
성격이 제법 사나운 그놈이 금방이라도 때려 부술 기세로
으르렁 그르렁 할 것이다.
인천에서는 사파리 주차를 조심해야 한다.
쇠뿔도 녹인다는 삼복더위에도
그들의 성깔은 현 시국처럼 지랄을 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