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창동, 2024
잔망스러운 이야기들이 붉으락푸르락 지는 시기.
어느 상점에서는 때 이른 캐럴이 울리고
지난 저녁에 보았던 90년대 일본 영화는 잠시 그 시절로 잽싸게 낚아 데려다준다.
마음이 고달프고 고통이 이어지는 생활의 이천이십사년의 끝자락에서
저 하늘로 두 팔을 벌리는 투정에 어떤 확장의 이유가 있을까?
어느 문구점 앞에 매달린, 아니 뚝! 뚝! 떨어지는 복덩어리들은
예전보다 배부른 소리를 못 하는 것 같다.
돈도 돈이지만 저축의 시나리오가 진심 가득했던 지난날들의 기억은 사라진 지 오래다.
돈이 궁해도 사람 구실은 해야 한다는 말이 있던데
누구네는 돈 팔아 돈 벌고 그런다고 한다.
이곳저곳에서 재주를 습득하고자 참으로 애쓰며 산다.
전쟁의 소용돌이로 무자비한 나날을 더해 나갈 적에
별일 없이 사는 것이 과연 옳은 버릇인지도 의문인 시점에
대량 살처분되었다는 어느 해 강화도 돼지들의 이야기는 땅속 깊이 묻히고 만다.
떨어지는 복덩어리들은 사실 눈물이려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