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림동, 2022
진입할 생각은 없다.
시선을 끌 만한 모습도 아니고 인기척도 없는 빈집을
사지를 벌려가며 막고 있는 이유가 뭔지 안쓰럽다.
안에 영양가 풍부한 왕의 벌건 삶이라도 경호 중인지 몰라도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빵! 터져 버릴 것에 걱정이 든다.
불이 난 것도 아니고
지난날 풍만했던 시간은 갈라지며 터지기 일보 직전이고
들여다보는 것일랑 큰 관심인데 몹시도 가로막고 있으니
불가사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토마토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고주파를 낸다고 한다.
멀쩡해 보이는 마을이 업자들의 입맛 돋우는 토마토 밭이었다는 사실에
알루미늄 쪽문 뚜껑 열린 격으로 짜증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