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안동, 2018
식사하기에 앞서 검색을 통해 노포를 찾는다.
좋아하는 간짜장 그리고 볶음밥을 시켰을 것이다. 조금의 법석거림 끝에.
카드는 안되고 현금을 미리 준비해야만 했다.
주인 부부는 한 살 차이 1930년대 생으로 당시 여든을 넘긴 분이셨다.
한 시절을 보낸 시간은 면과 달걀부침, 밥알에 묻어 있었고
가게가 곧 사라질 운명이 같이 운반되어 왔다.
휴지와 식초뿐인 양념선반조차 쓰라린 푸름이었는데
처음이 마지막었다. (아니다. 마지막이 처음처럼)
번듯한 콘크리트 구조물이 죽순 자라듯 올라오던 2020년대 전후로
시대의 태엽이 다 돌아간 가게들의 짙어진 내부 색채와 잿빛 분위기에
몹시도 눈물이 날 정도다.
간짜장과 볶음밥으로 대표되는 어느 가게의 멈추어 가는 시계.
먹고살기 바쁜, 돌아서면 없어지는, 잃어버리지 않게 간직한,
기억에 때아닌 연기가 난다.
단지 이깟 장면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