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예전에 살던 동네 근처 시장에 유명한 떡볶이 집이 있었습니다. 이름도 “소문난 떡볶이”입니다. 그 가게는 십 수년 전이나 지금이나 가격이 변함이 없습니다. 지금도 떡볶이 1인분에 2천원, 어묵 하나에 200원입니다. 어묵을 한 두개 건져 먹다가 배가 불러도 잔돈 받기가 뭐해서 5개를 채워서 먹고 오곤 했던 기억이 납니다.
요즘에는 잘 나오지도 않는 ”다시다“, ”미원“ 같은 조미료를 잔뜩 넣고 끓인 퉁퉁 불은 어묵이 얼마나 맛있는지, 고추장이랑 파만 들어간 것 같은, 소박하다 못해 투박한 떡볶이는 또 어쩌면 그렇게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았는지, 가끔 그 집 떡볶이와 어묵 생각이 납니다.
추운 날 가게 앞에 서서 종이컵에 담긴 뜨끈한 어묵 국물 마시던 기억이 날 때면 어묵탕 끓여야 겠다는 생각이 자동으로 듭니다. 오늘 마트에서 어묵 한 봉지 사다가 무 한 조각이랑 파 송송 썰어 넣고 매콤한 청양고추도 넣어 어묵탕을 한 냄비 끊였습니다. 집안 가득 뜨끈한 어묵국물 냄새가 퍼집니다. 새삼 조촐한 식탁에서 행복을 느낍니다.
겨울이 되면 떠오르는 추억들이 많이 있습니다. 먹을 것, 입을 것 뭐하나 귀하지 않은 것이 없던 어린 시절에 저는 ”결핍“을 배우려 하지 않아도 저절로 몸으로 체득하며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넉넉치 못했던 그 시절의 기억들이 훗날 저의 삶의 소중한 자산이 되어왔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어묵 국물 한 컵에서 삶의 온기를 느끼듯, 나에게 소박한 삶 가운데 행복을 찾는 법을 가르쳐준 지난날의 삶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