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쯤 고3에 올라가는 한 여학생이 저의 공부방에 왔어요. 첫날 학생의 어머니는 아이가 기면증이라는 병을 앓고 있다고 저에게 말했어요. 중학교 때까지는 아이가 하루 종일 잠만 자는 것 같고 무기력해서 사춘기 증상인줄로만 알았는데 언뜻 칼럼을 보다가 병원에 가서 수면 뇌파를 검사해 보고 기면증 진단 받았다고 했어요. 그 후에는 병원에서 주는 각성제를 매일 같이 먹으며 학교 생활을 하게 되었다고 해요. 현대의학으로는 치료가 안 되는 병이라서 평생 각성제를 먹어야 한다고 합니다.
기면증은 밤에 뇌가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해서 잠을 잤어도 낮 시간에 갑자기 이유 없이 졸리고 하루종일 무기력해지거나 착각에 빠지게 되는 증상이라고 해요. 15분 정도 잠깐 잠이 드는데 다시 정신이 맑아지고 그렇게 한 시간 정도 지나면 졸리운 증세를 반복한다고 합니다.
우리가 학습을 하고 무언가를 기억하는 데 있어서 잠이 아주 중요하다는 사실은 이미 뇌과학을 통해 알려진 사실이잖아요. 그런데 이 아이는 아무리 공부를 열심히 해도 잠을 못자기 때문에 머릿속에 기억으로 저장이 잘 안되어 항상 시험점수가 공부한 것에 비해 현저하게 낮게 나옵니다.
지난 주 기말고사를 보고 아이가 시험지를 들고 왔어요. 저랑 같이 하나씩 틀린 문제들을 되짚어 보면서 시험지 리뷰를 하는데 갑자기 아이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흐릅니다. 보통의 여학생들처럼 화장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 흔한 웹툰 한번 안보며 성실하게 공부하는 아이인데 얼마나 속상했으면 그랬을까요. 아이 얼굴이 피곤에 절어 까맣게 보였어요. 저도 마음이 울컥했습니다.
‘이 아이를 어떻게 도와줘야하지?’
‘어떻게 하면 단어가 잘 외워지게 하고 성적을 오르게 할까?’
오늘 이런 저런 고민을 하면서 학생들을 위해 기도해야 된다는 생각을 더 하게 되었어요. 하나님께서 저에게 아이들을 보내주실 때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이 되요. 얼마전 부터는 학생들 이름을 한명씩 불러가며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기도가 계속 되어지고 아이들을 잘 도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